피아니스트 김선욱 "모차르트·베토벤 젊은 시절 열정 보여줄 것"

입력 2018-08-14 18:27  

피아니스트 김선욱 리사이틀
다음달 9일 예술의전당서



[ 은정진 기자 ] “이번 독주회를 통해 스스로도 음악적 방향을 다시 찾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해요.”

피아니스트 김선욱(30·사진)이 다음달 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하는 ‘김선욱 솔로 리사이틀’을 앞두고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18세이던 2006년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연소 및 아시아인 최초 우승을 거머쥔 그는 런던 심포니, 로얄 콘세르트허바우, 라디오프랑스필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명 악단과 협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독주자로 활발히 활동하며 화려한 20대를 보낸 김선욱은 30대를 앞두고 지난 몇 년간 “길 잃은 아이처럼 불안했다”고 했다. 그는 “전문연주자로 활동한 지난 10년 동안 음악을 직업으로만 느꼈고 어떤 음악적 목표가 사라진 뒤부터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기도 했다”며 “어렵게 되찾은 음악적 여유를 바탕으로 하나의 곡이라도 연주자의 색깔을 입혀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국내 독주는 2016년 이후 2년 만이다. 이번 리사이틀에서 김선욱은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드뷔시 곡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1부에는 모차르트 소나타 9번 D장조와 베토벤 소나타 17번 d단조 ‘템페스트’를 배치했다. 2부에선 올해로 서거 100주년을 맞은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과 브람스의 헨델 변주곡 및 푸가를 선보인다. 모두 작곡가들이 20~30대 청년 시절 썼던 곡들이다.

그는 “템페스트를 비롯해 베토벤이 청년 시절 쓴 중기 피아노곡들은 새소리, 나무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까지 자유롭게 담아내는 등 말기 소나타들에 비해 소리가 함축적이고 직접적”이라며 “음악에서 어떤 방향을 잡지 않고 최대한 자유롭게 풀어갔던 젊은 시절 이들의 마음과 동질감을 느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그의 연주 프로그램은 모두 바로크 음악 등 고전곡으로 시작해 시대순으로 진행해왔다. 이번 공연 역시 고전파 음악의 상징인 모차르트로 시작한다.

이번 리사이틀은 9월9일 서울 공연에 앞서 지방투어로 문을 연다. 이달 31일 경기 하남문화예술회관을 시작으로 다음달 1일 경기 화성 반석아트홀, 6일 인천 부평아트센터, 7일 대구 콘서트하우스, 8일 경기 여주 세종국악당에서 연주를 이어나간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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