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박 PD프로퍼티 대표 "유대인 네트워크 바탕으로 거래 주선… 유럽 시장으로 확대"

입력 2018-08-15 18:06   수정 2018-08-16 16:58

한국의 잇단 美·英 대형 건물 투자 자문한 토니 박 PD프로퍼티 대표

뉴욕서 부동산중개社 운영
이스라엘계 드로르와 동업



[ 유창재 기자 ]
미국 워싱턴DC의 기차역 유니언스테이션, 보스턴 중심가의 인터컨티넨털 호텔, 영국 런던의 고급 호텔 그로스브너 하우스. 올해 들어 국내 공제회,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투자한 선진국의 대형 상업용 부동산들이다. 이들 부동산의 공통점은 모두 뉴욕의 유대인 부동산 거물들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PD프로퍼티라는 이름의 뉴욕 부동산 중개회사가 거래 자문을 맡았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는 이탈리아에서 자란 한국계 미국인 토니 박 PD프로퍼티 대표(42)가 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서 나고 자란 박 대표는 어린 시절 불의의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보냈다. 그러다 스무살이 되던 해 맨 손으로 미국으로 건너 갔다. 펜실베니아의 한 이탈리아 식당에서 일하다 그의 수완을 알아 본 식당 주인과 동업을 하기로 한다. 하지만 새로 차린 식당이 화재로 전소하고 그는 주인에게 “약속했던 20%의 지분 대신 가게에 설치되어 있던 ATM 기계를 달라”고 했다. 법이 바뀌어 은행이 아닌 개인도 ATM 기계를 운영할 수 있게 된 때였다.

박 대표는 ATM 기계 하나를 작은 화물차에 싣고 뉴욕으로 건너갔다. 뉴욕 한인타운에 기계를 설치해보니 한달에 1000달러가 벌렸다. 그는 대학을 가려고 빌린 학자금으로 20대의 ATM을 리스했다. 한달에 2만 달러 넘는 수입이 생겼다. 돈이 생길 때마다 ATM을 늘리다보니 5~6년만에 ATM 개수가 6000대까지 늘어났다. 뉴욕에서 청년사업가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ATM사업은 오래가지 못했다.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나면서 더 이상 사람들이 ATM에서 현금을 뽑아쓰지 않았다. 비용만큼 수익이 나오지 않아 사업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건물주와 소매상들에 대해 알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다.

백수가 된 박 대표는 어느날 ATM으로 인연을 맺은 한국인 델리(음식을 파는 슈퍼마켓) 주인의 통역을 맡게 됐다. 새 가게를 차릴 건물주와의 계약 자리였다. 박 대표의 원활한 중개로 거래가 성사되자 건물주를 따라온 부동산 중개인이 1만 달러(약 1000만원)를 수고비로 줬다. “도대체 얼마를 벌길래 이렇게 큰 돈을 주냐”고 물었더니 “수수료로 45만달러를 받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4~5개월 임대료 만큼을 수수료로 받는다는 얘기에 박 대표는 바로 다음날 부동산 중개사 시험 공부를 시작한다.

면허를 딴 그는 2008년 PD프로퍼티를 차렸다. 동업자는 맨하탄의 대형 부동산 중개업체 모니언그룹에서 일하던 이스라엘계 미국인 일라드 드로르 사장. 델리가게, 네일숍, 빵집, 식당 등을 건물주와 연결시켜주는 ‘점포 브로커’가 주 사업이었다. 자연스럽게 맨해튼 곳곳에 건물을 보유한 유대인 건물주들과 관계를 맺게 됐다. 벤 아스키나지, 조셉 쉬트리트, 데이빗 워너 등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에 대형 건물을 소유한 부동산 업계의 살아있는 전설들이었다. 같은 유대인인 드로르 사장의 역할이 컸다.

PD프로퍼티가 한국에 이름을 알린 건 2013년 파리바케뜨가 뉴욕에 본격 진출하면서다. 박 대표는 건물주들과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파리바게트가 맨해튼의 목 좋은 곳에 점포를 내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이후 네이처리퍼블릭, 페이스샵, 토니몰리, 유디치과 등 한국 업체들의 뉴욕 부동산 임대 자문을 PD프로퍼티가 도맡았다. 박 대표는 “파리바게트를 자문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일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었다”며 “한국의 우량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임대료를 내니 건물 가치가 올라가고 뉴욕 부동산 시장에서 한국인들의 위상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PD프로퍼티는 2015년 롯데그룹이 뉴욕 매디슨가 팰리스호텔을 인수한 후 리테일 점포를 유치하는 컨설팅을 따내기도 했다.

박 대표와 드로르 사장은 한국 기업 뿐 아니라 한국 투자자들도 최근 몇년새 뉴욕 부동산 시장에 관심이 커졌다는 걸 알게 됐다. 연기금 보험사 공제회 등이 본격적으로 해외 대체투자를 시작하면서다. 두 사람은 유대인 건물주들과 한국 투자자들을 연결해 ‘점포 브로커’에서 ‘건물 매매 브로커’로 사업을 한단계 진화시키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 건물주들도 현지 투자자에 비해 요구 수익률이 낮은 한국 기관들에 큰 관심을 보였다. 첫 거래는 맨해튼 다운타운에 있는 한 고등학교 건물이었다. 유대인 부동산 거물 존 쉬트리트가 보유한 이 건물에 KTB자산운용이 국내 보험사의 돈을 모아 1억 달러(약 1150억원)의 선순위 대출을 집행했다.

이후 뉴욕의 대형 오피스 건물 뿐 아니라 워싱턴DC, 보스턴, 영국 런던의 각종 상업용 건물에 한국 투자자들을 연결했다. 주로 건물주들이 건물을 인수하면서 빌린 선순위 및 중순위 대출을 차환(리파이낸싱)할 때 한국 투자자들을 참여시키는 형태다. 보통 이런 거래에는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 같은 ‘금융 브로커’가 끼어 각종 수수료를 떼어가기 마련. PD프로퍼티는 금융 브로커를 배제하고 직접 거래를 진행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연 1%포인트 정도 높일 수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또 공개 경쟁 입찰이 아닌 독점 거래만 주선하기 때문에 ‘거래 종결의 확실성(deal certainty)’이 높다는 것도 PD프로퍼티의 강점이다.

박 대표는 “최근에는 한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난 유럽 부동산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정부가 장기로 임차하는 건물을 주로 소개한다. 그는 “런던 뿐 아니라 이탈리아, 프랑스, 중국, 터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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