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엇갈려
[ 김동욱 기자 ] 올 들어 제품 가격을 인상한 일본 식품·생활용품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이 제품 가격탄력성에 따라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탄력성은 가격 인상이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말한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상반기 제품 가격을 올린 기업 중 제분·제지업체는 수익성이 개선된 반면 맥주·치즈 등 식품업체의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개선된 업종은 대체재를 구하기 힘들어 가격탄력성이 낮은 특성이 있었다.
일본제분, 쇼와산업, 일동후지제분 등 일본 3대 밀가루 제조업체들은 2분기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제분업체들의 실적 개선은 올 1월부터 가정용 밀가루 판매 가격을 올린 덕이 컸다. 일본 전국 슈퍼마켓 1500여 곳의 밀가루 평균 매장 가격은 올 6월에 전년 12월 대비 5%가량 상승했지만 판매량에는 큰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휴지 등 가정용 용품을 판매하는 제지업계도 제품가격 인상 덕을 봤다. 올 5월 가정용 제품 가격을 10% 인상한 대왕제지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7억5100만엔에서 올 2분기 43억8300만엔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대체재가 많은 맥주는 제품 가격 인상 후 판매 감소 현상이 나타났다. 아사히, 기린, 산토리 등 일본 주요 맥주 생산 5개사의 올해 상반기 주류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6% 줄었다. 상반기 출하량 기준으로 사상 최저치다. 올 3~4월에 주요 업체들이 맥주 가격을 인상한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치즈도 마찬가지다. 모리나가유업은 올 2분기에 가정용 치즈 가격을 2~6% 올린 뒤 매출이 1% 줄었다. 유키지루시맥밀크도 같은 기간 치즈 매출이 1% 축소됐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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