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상환재원 및 투자자금 조달
뜸했던 삼성그룹 채권발행 증가 기대
≪이 기사는 08월20일(04:3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삼성SDI가 올해 삼성그룹 계열사 중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삼성그룹이 180조원 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이후 자본시장에서의 첫 자금조달이다. 대규모 투자를 계기로 삼성그룹이 한동안 발길이 뜸했던 채권시장을 다시 활발히 드나들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다음달 중반 4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만기는 3년과 5년으로 나누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다음달 초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고 있다.
삼성SDI의 회사채 발행은 2015년(3000억원) 이후 3년 만이다. IB업계에선 이 회사가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다음달 만기 도래하는 채권 2000억원어치를 상환하고 나머지는 투자자금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9409억원을 설비투자에 쓴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5913억원을 2차전지 및 전자재료 사업의 생산능력 확대에 투입했다. 지난 8일 삼성그룹이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주요 계열사인 삼성SDI도 한층 투자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SDI가 오랜만에 채권시장에 등장하면서 다른 삼성 계열사들도 자금조달 행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회사채 발행금액은 2013년 2조7500억원을 기록한 이후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엔 삼성물산(2000억원)과 호텔신라(2500억원) 단 두 곳만이 채권을 찍었다. 한화그룹 및 롯데그룹과 연이은 ‘빅딜’로 화학사업과 방산사업을 정리하면서 주요 채권 발행 계열사들이 사라진 영향이 컸다. 조선산업 불황으로 재무상태가 악화된 삼성중공업도 이 시장에서 오랫동안 자취를 감춘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자본시장에서 자금조달을 늘린다면 채권시장을 찾는 계열사도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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