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직원 심리치료 나선 까닭… 폭언 폭행에 교도관 4분의 1 정신질환

입력 2018-08-20 17:40   수정 2018-08-20 18:00

교정공무원 1만6천명 중 24.3% 우울증 불안 수면장애
폭언 폭행 성범죄까지 당해...'수용자 인권 강화'의 그늘
직원 가정해체에 극단적 선택까지...충격 받은 법무부
심리상담과 별도 앱 개발로 직원 정신건강 챙겨



교도소, 구치소 수용자를 상대하는 교정공무원 중 4분의 1가량이 우울증과 불안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는 이들의 치료를 위해 전문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관련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도 개발했다.

법무부는 찾아가는 심리치료 프로그램인 ‘심신케어 행사’를 2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어 교정본부 직원들을 상대로 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행사장을 찾아 체험 시간을 가졌다. 법무부는 올해부터 심리테스트, 음악치료 등이 가능한 스마트폰 앱 ‘손안의 마음나래’를 개발해 교정공무원에게 제공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국 교정공무원 1만6000여 명 가운데 24.3%(3900여 명)이 수용자들로부터 받은 스트레스와 각종 사고로 우울증과 불안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알코올중독, 이상성격 등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도소 수용자의 끔찍한 자살과 자해사건을 겪은 교도관 중 상당수가 수면장애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 관계자는 “정신건강이 심각하게 훼손된 직원이 늘고 있다”며 “교정공무원의 자살과 이혼이 늘면서 부처 차원에서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최근 수용자 인권이 대폭 강화되면서 교정공무원을 상대로 한 폭행, 성폭행 성추행 등 성범죄, 폭언 등의 사건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 교정공무원은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하거나 오물을 투척하는 사례가 많았고, 성범죄를 당한 여성 교도관이 병가를 쓰기도 했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올해 288명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상담을 하고 260명에게 스트레스 집중 치유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2016년 9월 교정본부에 심리치료과를 신설해 수용자 중독 치료, 재범률 감소를 지원하고 직원을 상대로 심리상담도 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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