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훈 기자 ] 올 상반기 같은 대기업 계열사 간 인수합병(M&A) 건수가 전년 동기에 비해 세 배 이상으로 늘었다. 정부가 대기업에 지배구조를 개선하라고 강하게 요구하는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주목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2일 발표한 ‘2018년 상반기 기업결합 동향’을 보면 대기업집단(자산 총액 5조원 이상) 내 계열사 간 M&A 건수는 작년 상반기 18건에서 올 상반기 57건으로 세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4조9000억원에서 14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집단이 소유·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지주회사 전환이나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추진하면서 기업결합을 시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지주가 롯데상사 등 6개 회사를 합병했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이 영우냉동식품을 합병했다. 태광그룹은 한국도서보급이 쇼핑엔티와 티시스를 합병했다.
공정위가 올 상반기 심사한 전체 M&A 건수는 336건, 금액은 175조4000억원이었다.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건 증가했지만 금액은 72조2000억원 줄었다. 공정위는 “작년 상반기 AT&T와 타임워너(97조2000억원),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19조4000억원) 등 대형 기업결합이 있었으나 올해는 이 같은 대규모 M&A가 적었다”고 말했다.
외국 기업이 올 상반기 국내에서 성사시킨 M&A는 70건, 153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건, 52조3000억원 감소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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