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옥션은 코스닥 상장 준비
[ 이태호 기자 ] ▶마켓인사이트 8월22일 오전 10시46분
화랑(廊)과 미술품 경매업체의 자본시장 ‘노크’가 이어지고 있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대규모 자금조달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화랑인 갤러리현대(사진)는 최근 기업어음(CP) 59억원어치를 발행했다. 화랑의 CP 발행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갤러리현대 관계자는 “이자비용 절감을 위해 CP 발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현대의 CP 만기는 364일로 신한은행이 원리금 상환을 약속했다. 이 덕분에 한국신용평가로부터 ‘A1’ 신용등급을 받았다. 발행자금은 기존 은행 대출의 상환 등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최근 보증 CP 영업을 확대하면서 중소기업 보증을 늘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삼청로 등지에서 전시회 사업을 하는 갤러리현대는 박명자 회장이 1970년 문을 연 인사동 현대화랑을 모태로 전시회와 예술작품 판매사업을 해왔다. 현대화랑은 고(故) 박수근, 이중섭 작가의 무명 시절부터 작품을 전시해 한국 현대미술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 경영은 2016년부터 박 회장의 차남인 도형태 대표가 맡고 있다. 미술품 시장의 특성상 변동성은 크지만 고가 예술품 수요가 늘면서 실적 전망은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년 실적은 매출 157억원, 영업이익 10억원으로 전년 매출 372억원과 영업이익 31억원에 비해 악화됐다.
갤러리현대와 함께 ‘빅3’로 불리는 화랑에는 국제갤러리와 가나아트갤러리가 있다. 이현숙 회장이 51% 지분을 보유한 국제갤러리는 지난해 매출 392억원과 영업이익 4억원을 냈다. 이호재 회장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가나아트갤러리는 작년 매출 591억원과 영업이익 22억원을 기록했다.
박 회장의 장남인 도현순 대표가 이끄는 미술품 경매업체 케이옥션도 자본시장을 활용한 자금 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6월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코스닥 상장 준비에 들어갔다. 이호재 회장이 소유한 서울옥션의 2008년 상장에 이어 두 번째 미술품 경매기업 기업공개(IPO)가 될 전망이다.
케이옥션의 작년 매출은 1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8억원으로 38% 감소했다. 케이옥션은 서울옥션과 미술품 경매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점유율은 각각 39%와 50%다.
화랑(1차)과 경매(2차) 시장으로 나뉘는 미술품 시장은 글로벌 시장 호황과 대체투자 수요 증가로 2014년 이후 빠른 성장을 거듭해왔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에 따르면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은 지난해 1890억원으로 2013년 720억원에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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