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한전 사장 "전기 적게 쓴다고 저소득층 아니다"

입력 2018-08-23 15:08   수정 2018-08-2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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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가구 부담 크다”는 백운규 장관 발언과 배치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전기를 적게 쓰는 가정이 꼭 저소득층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전기 저소비 가정이 취약계층이어서 전기요금을 원가 이하로 책정해야 한다는 여당 및 시민단체 일각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김 사장은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3단계인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폐지하고, 전력 소비자들이 쓴 만큼만 사용료를 내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소비자들이 쓴 만큼 내도록 해야 한다”며 “(1단계 구간에 속하는 전력 저소비 가정이라도) 원가 이상은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원칙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를 적게 쓴다고 해서 반드시 소득이 낮다고 할 수 없다”며 “취약계층의 복지 할인액만 (올해) 5500억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전력 저소비층엔 1인 가구 등이 다수 포함돼 취약계층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현행 전력요금 체계에선 가정용에만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다. 1단계(전력 사용량 200kWh 이하)에 kWh당 93.3원, 2단계(201∼400kWh)에 187.9원, 3단계(400kWh 초과)에 280.6원을 각각 부과하고 있다. 이 중 1단계의 ‘원가 이하’ 요금을 부담하는 가구는 총 800만 가구에 달한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고소득층일수록 맞벌이 등 경제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해 전력 사용량이 적은 반면 가정주부와 노년층, 다자녀 가구 등은 하루종일 에어컨을 틀어야 하기 때문에 전력 다소비 가구에 포함될 수 있다”며 “전기요금을 갖고 1970년대식 소득재분배 논리를 들이대는 건 지금 상황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력 저소비 가정이 저소득층과 일치하는 건 아니다’란 김 사장의 주장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최근 발언과도 배치된다. 백 장관은 지난 2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전기요금 누진제는 저소득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며 “저소득 가구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누진제를 손대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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