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가 김포공항 고도제한 완화에 따른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강서구 내에서 아파트, 빌딩 건립을 추진할 때 현재(10~15층)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최고 30층까지 지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강서구는 다음달부터 고도제한 완화에 필요한 항공학적 검토사업 추진을 위해 한국교통연구원과 논의를 시작한다고 24일 발표했다. 오는 11월엔 항공학적 검토 제도 및 향후 사업 추진을 내용으로 주민설명회도 연다. 고도제한 완화를 위한 시범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21일 국토교통부가 항공학적 검토 전문기관으로 한국교통연구원을 지정 고시한 데 따른 것이다. 구는 이런 결정에 따라 고도제한 완화 추진을 위한 법제적 기반이 마련됐다고 판단했다.
구에 따르면 공항 활주로 반경 4㎞ 지역은 공항시설법에 따라 건축물 높이가 활주로 높이 대비 최고 45m로 제한되는 고도제한 규정을 적용받는다. 이 규정을 적용하면 김포공항 주변 지역은 김포공항 활주로(해발 12.86m)를 제외했을 때 해발 57.86m(10~15층)까지 건물을 지을 수 있다. 하지만 구는 2012년 8월 양천구, 부천시와 함께 김포공항 고도제한 완화 공동 연구용역을 거쳐 현재 해발 119m(30층)까지는 고도가 완화돼도 비행 안전상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2013년 9월에 전국 최초로 고도제한 완화 추진 지원에 필요한 조례를 제정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민간위원회인 ‘김포공항 고도제한 완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30만 주민서명 운동도 벌였다. 서명에 참여한 34만 명의 주민 의견을 청와대 및 정부, 국회에 제출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 2015년 5월 항공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구민의 70년 숙원사업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공항 고도제한 완화는 공항이 있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규제가 완화되면 지역에도 큰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는 만큼 시범사업 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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