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28일 내년 살림 확정… 고용부진 속 '슈퍼 예산' 편성할 듯

입력 2018-08-2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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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길 경제부 차장


[ 조재길 기자 ] 민생 경제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고용과 소득분배지표가 악화일로다. 통계청이 지난주 내놓은 2분기 가계소득 동향조사에서 하위 20%(1분위) 소득은 1년 전보다 7.6% 줄었다. 2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하락폭이다. 상위 20%(5분위) 소득만 역대 최대인 10.3% 증가했다. 현 정부에서 소득 불평등이 심화하는 것은 아이러니다.

지난달 고용지표가 8년6개월 만에 최악을 기록한 것도 정부엔 매우 아픈 지점이다. 작년 5월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며 청와대에 상황판까지 설치한 터여서다. 7월 취업자 증가폭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4인 이하 소규모 사업체의 취업자 수가 12만7000명 감소한 영향이 컸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현실화하자 경기 회복만 기다려온 영세 자영업자들이 종업원을 해고하거나 줄줄이 폐업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일자리가 늘지 않으면 소비 회복도 어렵다.


정부와 여당은 경기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이번주 여러 대책을 내놓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도 취임 일성으로 “민생경제 안정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 및 세법 개정안(정부안)을 확정한다. ‘슈퍼 예산’을 편성해 과감한 재정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총지출 증가율을 2009년 이후 최대인 7.7% 이상으로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올해 예산은 428조8000억원이었다. 이 중 19조2000억원이 일자리 관련 예산이었다. 앞서 27일에는 김 부총리 주재로 ‘제15차 경제관계장관회의’가 열린다. 지역밀착형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리는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주에는 몇 가지 경기지표도 추가로 공개된다. 한국은행이 28일 소비자동향조사, 30일 기업 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를 내놓는다. 통계청은 31일 ‘7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한다. 지표들이 종전보다 악화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3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현재 연 1.50%) 인상 여부를 논의한다. 고용 부진 탓에 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다만 미국이 다음달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한 점이 부담이다. 미국 금리는 연 1.75~2.0%로, 지금도 우리보다 높다. 시장에선 이주열 총재가 ‘연내 인상’ 신호를 줄지에 더 관심을 쏟는 분위기다.

정부는 이번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가로 내놓는다. 양도세 중과를 골자로 했던 ‘8·2 대책’이 별 효과를 내지 못해서다. 투기지역 확대 등 수요 관리 강화와 함께 공급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 1~7월 서울 아파트값은 4.8% 올랐다. 작년의 연간 상승률(4.7%)을 넘어섰다.

소상공인연합회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등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29일을 ‘전국 소상공인 총궐기의 날’로 정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기조를 수정하라는 게 이들의 요구다.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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