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의 민주당’에 대해 기대와 함께 일말의 불안도 없지 않다. 이 대표 스스로가 경선 과정에서 “(나는) 수구세력과 보수언론이 가장 불편해하는 사람”이라고 했지만, 이런 식의 ‘편 가르기’는 집권당 대표를 맡는 동안에는 접어둬야 할 것이다. 그가 “국민을 위해 최고 수준의 협치”를 약속한 것과도 배치된다. 국민 다수의 경제인식과 달리, “수구세력이 경제위기론을 펴고 있다”던 발언을 고수할 것인지도 궁금하다.
이 대표가 밝힌 현실 진단과 향후 구상에는 기대되는 바가 적지 않다. 당면한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재정확장 정책을 쓰더라도 단기 부양책이 아니라 성장잠재력을 올려 경제체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지적은 경제운용의 정석이고 옳은 방향이다. 하지만 조만간 구성하겠다는 ‘민생경제연석회의’ 참석 대상을 보면 편향성이 여전한 것 아니냐는 걱정이 들게 한다. 그는 시민단체, 노동계, 민생 관련 단체를 꼽으면서 경제 회복과 고용을 담당하는 대·중소기업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게다가 ‘수탈당하는 사회적 약자’를 지키겠다는 을지로위원회 활동을 적극 독려하겠다는 데서 엿보이는 이분법적 사고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의 강점은 민주당 최다선(選)이면서 40대에 장관, 50대에 총리를 지낸 풍부한 국정 경험에 있다. 그런 경륜을 살려 사회 곳곳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진지하게 수렴하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때다. ‘강한 민주당’에 앞서, 국가 백년대계를 이끌어 갈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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