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혈투 이겨낸 한국·베트남 AG 4강 길목서 '정면충돌'

입력 2018-08-2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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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개임 한국 남자축구 4강전에서 '한국인 감독 더비'가 성사됐다.

김학범(58)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7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우즈베키스탄을 4-3으로 제압하고 4강에 올랐다.

이어 같은 장소에서 열린 다른 8강전에서는 박항서(59)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이 마찬가지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극적인 결승 골을 얻어 내며 1-0으로 시리아를 꺾었다.

이로써 국내 K리그 벤치에서 지략 대결을 펼쳤던 두 감독이 아시안게임으로 무대를 바꿔 마주 서게 됐다.

김 감독은 2005년 성남 일화(성남FC)에서 감독으로 데뷔해 강원FC, 성남FC, 광주FC를 거쳤다.

박 감독은 K리그에선 2006년 경남FC를 시작으로 전남 드래곤즈, 상주 상무를 맡았다. 이후엔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창원시청을 거쳐 지난해 10월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김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 지휘 경험이 이번이 처음이며 박 감독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땐 태극전사를 이끌고 준결승에서 이란에 져 동메달로 대회를 마친 바 있다.

이번 대회 들어선 두 사령탑이 확연히 다른 길을 걸었다.

김 감독은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을 때부터 '인맥 축구' 논란 등을 겪으며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인도네시아로 건너와 첫 경기에서 바레인을 완파하며 여론을 돌려세우는 듯했으나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에 일격을 당해 다시 비판의 중심에 섰다.

조 2위로 단판 승부에 올라와 16강에서 이란, 8강에서 우즈베키스탄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 연이어 붙어야 해 4강까지 오는 길이 순탄치 않았다.

이날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연이은 수비 실수로 패배 위기를 맞았으나 '인맥' 논란의 당사자인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맹활약을 펼치며 팀을 구해내 마음고생을 씻었다.

반면 박 감독은 베트남 국민들의 열광적인 지지 속에 단계마다 베트남 축구의 새 역사를 쓰며 올라왔다.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동남아 국가 첫 결승 진출과 준우승을 일궈내 베트남 축구 영웅으로 떠오른 박 감독은 아시안게임에서도 조별리그에서 일본전을 포함해 3연승으로 조 1위를 이끌며 기세를 이어갔다.

16강전에서는 바레인, 8강전에선 시리아를 줄줄이 격파하며 최초의 8강, 4강 진출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이날 시리아와의 경기장 관중석 한쪽엔 국기와 같은 붉은 바탕에 노란 별이 새겨진 티셔츠를 맞춰 입은 베트남 팬들이 한쪽에 모여 국기를 흔들고 나팔을 불며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 그와 대표팀을 향한 지지를 실감케 했다.

한펴 두 사령탑의 '정면 승부'는 29일 오후 6시(한국시간)부터 인도네시아 자와바랏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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