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무산돼 조달 못한 투자자금 마련 목적
≪이 기사는 08월28일(04:3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상장 계획을 접은 SK루브리컨츠가 회사채 발행으로 1500억원을 조달한다. 기업공개(IPO)가 무산되면서 마련하지 못한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분석이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는 다음달 말 1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채권 만기는 3년과 5년으로 나누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다음달 중반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벌일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2009년 SK이노베이션(옛 SK에너지)의 윤활유 사업이 분할돼 세워진 회사로 SK이노베이션이 지분 100%를 들고 있다. 윤활유와 윤활유의 원재료인 윤활기유를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올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했지만 회사가 제시한 공모가격에 기관들이 예상보다 냉담한 반응을 보이자 지난 4월 IPO 계획을 자진 철회했다.
채권시장에선 이 회사가 지난 4월 말 기업공개(IPO)를 포기하면서 손에 쥐지 못한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상장을 추진할 당시 신주 발행으로 확보할 2579억~3115억원을 해외 윤활기유 공장 증설 및 인수합병(M&A) 등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오는 11월 600억원어치 채권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일부 자금은 차입금 상환에 쓰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회사의 꾸준한 성장세와 우량한 재무구조를 고려하면 여러 기관이 이번 채권 투자에 관심을 보일 전망이다. SK루브리컨츠의 지난 상반기 매출은 1조82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영업이익은 2547억원으로 18.4% 증가했다. 2016년부터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 차입금 비율은 0.7배로 지난해 말부터 1배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AA’(안정적)다.
IB업계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는 세계 3위 윤활기유업체로 꾸준히 판매량을 늘리며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재무구조도 탄탄해 채권시장에서 어렵지 않게 투자수요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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