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FTA 타결 통상전쟁 불안 해소
감세 정책 효과로 美기업 이익↑
애플·구글 등 2분기 호실적
나스닥 7개월 만에 1000P↑
[ 유승호 기자 ] 미국 뉴욕증시의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1월2일 7000선을 돌파한 이후 7개월여 만에 8000선을 넘어섰다.
미 경제 호황으로 기업 이익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미국과 멕시코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을 위한 양자 협상을 타결하면서 무역전쟁 우려가 일부 완화된 게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나스닥지수는 27일(현지시간) 71.92포인트(0.91%) 오른 8017.90에 마감했다. 1971년 나스닥지수가 생긴 이후 처음으로 8000선 고지를 넘으면서 지난 24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닷컴버블 시기였던 2000년 3월 49거래일 만에 지수가 4000에서 5000까지 오른 데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짧은 기간에 1000포인트 상승하는 기록도 세웠다.
정보기술(IT)기업 중심으로 구성된 나스닥지수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을 대표하는 IT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올 들어서만 사상 최고치를 27회 경신했다.
S&P500지수도 22.05포인트(0.77%) 상승한 2896.74로 마감해 2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재(1.5%) 금융(1.3%) 산업재(1.2%) 등의 업종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S&P500지수 역시 올 들어 16차례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통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다우지수도 259.29포인트(1.01%) 오른 26,049.64로 마감해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26,000선을 회복했다.
미국 증시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경제 호황으로 기업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 크다. 시장 조사업체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S&P500지수를 구성하는 미국 기업의 지난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3.5% 늘었다. 순이익은 지난해 4분기 14.8%와 올해 1분기 26.6%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정책이 효과를 내고 경제 전반에 걸쳐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업 이익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애플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은 2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27일(현지시간)에도 애플(0.82%) 아마존(1.17%) 구글(1.58%) MS(1.11%) 등의 주가는 1% 안팎 오르면서 나스닥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끌었다.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한 낙관론이 투자 심리를 자극하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들의 주가도 상승세다. 시가총액 상위 1000개 기업을 제외한 종목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는 1년 만에 25%가량 올랐다. 제조업 등 전통 산업이 많이 포함된 다우지수 역시 최근 한 달 사이 3%가량 오르면서 장세 조정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가 이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에 합의한 것도 호재가 됐다.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수그러들면서 캐터필러(2.78%) 보잉(1.24%) 제너럴모터스(4.84%) 등 해외 시장 영향을 많이 받는 제조업 주가도 큰 폭으로 뛰었다. 골드만삭스(3.19%) 모건스탠리(3.64%) 씨티그룹(2.42%) 등 금융주도 강세였다.
마이클 언더힐 캐피털이노베이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과 멕시코가 무역 분쟁을 해결했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이 안도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미 경제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되느냐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어떻게 전개되느냐가 미 증시의 남은 변수로 꼽힌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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