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훈 기자 ] 국내총생산(GDP)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조세부담률이 내년에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을 전망이다. ‘규모를 줄일 수 없는 예산’인 의무지출 비중은 2년 연속 50% 이상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28일 확정한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내년 국세수입 규모는 299조3000억원으로 올해보다 31조2000억원(11.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소득세는 80조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7조6000억원(10.4%) 증가하고 법인세는 올해보다 16조2000억원(25.7%) 늘어난 79조3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조세부담률은 올해 19.2%에서 내년 20.3%로 증가할 전망이다. 조세부담률이 20%를 넘는 것은 처음이다.
내년 정부 재정지출 470조5000억원 가운데 의무지출은 241조7000억원으로 51.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9.2%였던 의무지출 비중은 올해 50.8%로 사상 처음 50%를 넘었다.
정부가 쓰는 돈인 재정지출은 의무지출과 재량지출로 구성된다. 의무지출은 공적연금 건강보험 지방교부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법률에 지급 의무가 명시돼 임의로 줄일 수 없는 예산이다. 반면 재량지출은 국회가 허락한다면 매년 신축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예산이다.
의무지출은 대부분 복지 예산이다. 고령화·저출산이 심화되면 의무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양극화 해소,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강조하며 복지예산 증가를 부채질한 것도 의무지출 비중이 커지는 이유다.
복지 분야 지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급격히 상승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9%(정부안 기준)도 넘지 않았던 복지분야 예산 증가율은 올해 문재인 정부 수립 첫 예산에서 12.9%를 기록했다. 내년에도 증가율이 12.1%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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