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랜드, 럭셔리 직영매장 '공격출점' 통했다

입력 2018-08-30 17:36  

홈쇼핑 넘어선 직영매장

"고가 안마의자 체험 중요"
비용증가 우려에도 확대
고급 요리·차도 즐길수 있어
'큰 손' 중국인 관광객에 인기

람보르기니 등과 협업
'고급화'로 해외시장 공략



[ 전설리 기자 ] 지난달 한 중국인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바디프랜드 직영매장 ‘카페 드 바디프랜드 청담’(사진)을 찾았다. 그는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모델명 LBF-750)를 직접 체험해보기 위해 왔다”고 했다.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는 바디프랜드가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와 공동 개발한 최고급 안마의자다. 대당 가격이 약 3000만원이다. 안마의자에서 마사지를 받아본 중국인 고객은 “마음에 든다”며 그 자리에서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다섯 대를 샀다.

바디프랜드 청담 매장은 바디프랜드의 브랜드 고급화 전략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매장이다. 최고급 인테리어로 꾸민 공간에서 고급 요리와 차를 즐기며 안마의자를 체험할 수 있다. 창업 초기 바디프랜드는 주로 TV홈쇼핑을 통해 안마의자를 판매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홈쇼핑 매출 비중은 10%에 그쳤다. 대신 직영매장 매출 비중은 50%로 늘었다.

◆직영매장 125개로 확대

바디프랜드는 TV홈쇼핑으로 성장한 회사다. 2012~2013년만 해도 홈쇼핑 매출 비중이 70~80%에 달했다. TV홈쇼핑을 주요 유통채널로 활용한 것은 소비자에게 생소한 안마의자를 알리는 데 효과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4년부터 전략을 바꿨다. 전시 공간인 매장을 늘렸다. 안마의자는 가격이 비싼 데다 가구란 인식이 있어 직접 체험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매장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반대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을 밀어붙였다.

2014년 말 45개에 불과했던 매장은 2015년 90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16년 110개로 100개를 넘어선 뒤 올해 125개로 증가했다. 매장 수가 많아지자 운영 전략을 새로 짰다. 단순히 제품만 전시하지 않고 매장을 카페처럼 꾸미고 안마의자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전략은 통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직영매장 매출 비중은 50%에 이른다. 최근 5년간 바디프랜드 매출은 10배, 영업이익은 16배 가까이 증가했다.


◆브랜드 키워 해외로

매장 수를 늘리고 있는 바디프랜드가 최근에는 고급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우선 매장 입지 선정 기준을 바꿨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건물 2층이라도, 비좁아도 매장을 냈는데 올해부턴 임차료가 높아도 목 좋은 곳 1층에 넓은 공간을 확보해야 매장을 낸다”고 말했다.

매장 인테리어도 고급스럽게 꾸미고 있다. 지난 3월 문을 연 바디프랜드 청담 매장이 대표적 사례다. 벽면과 바닥, 테이블은 대리석으로 장식했다. 의자는 물론 소품에도 신경을 썼다. 매장 2층 벽면엔 유럽 명품 브랜드 그릇을 전시했다. 영국 ‘로열 크라운 더비’와 ‘앤슬리’를 비롯해 프랑스 ‘하빌랜드’, 헝가리 ‘헤렌드’ 등이다. 이용자는 전시된 그릇을 감상하고 직접 살 수도 있다.

브랜드 고급화는 해외 진출을 위한 전략의 하나이기도 하다. 바디프랜드는 람보르기니는 물론 스타워즈 제작사 루카스필름과도 협업해 안마의자 제품을 선보였다. 올해 말부터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를 앞세워 미국과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해외 진출을 추진하기 위해 미국, 중국을 아우르는 광고모델을 내세워 마케팅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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