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앞둔 트럼프와 아베의 공통점은

입력 2018-08-3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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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 국제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자국 언론 길들이기에 나섰습니다. 선거를 앞둔 두 정상이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를 막기 위해 권력을 남용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트위터를 통해 “나에 대한 CNN의 증오와 극단적인 편견은 그들이 (언론으로서) 기능을 못하게 만든다”며 “AT&T는 신뢰를 지키기 위해 사장인 제프 주커를 해고해야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AT&T는 미국의 통신업체로 CNN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트럼프는 이날 또 다른 트윗에서 “NBC뉴스는 최악”이라며 “좋은 소식은 (NBC 사장인) 앤디 랙이 해고될 예정이라는 것”이라고 올렸습니다. 남의 회사 사장을 두고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것을 보면 기업가 출신 대통령이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11월 예정된 중간 선거가 다가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디어에 대한 공격은 더 노골적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글에 트럼프 뉴스를 검색하면 96% 좌파 매체 뉴스만 나온다”는 트위터를 올렸습니다. 이를 겨냥해 #StopTheBias(편향을 멈춰라) 라는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습니다.

언론들이 가만 있을 리 없습니다.영화 ‘스포트라이트’로 유명한 미국 일간지 보스턴글로브 주도로 350개의 신문사가 16일 일제히 트럼프의 언론 공격을 비판하는 사설을 게재했습니다. 같은 날, 같은 주제의 사설로 한 인물을 비판한 것은 전 세계 언론사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지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무시하는 거지요.

트럼프 대통령의 절친으로 불리는 아베 총리는 어떨까요. 아베 총리의 소속 정당인 일본 자민당은 28일 총재선거관리위원장 명의로 자국 통신사와 신문사에 “공평·공정한 보도를 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자민당은 공문을 통해 “인터뷰, 기사, 사진을 게재할 때 내용과 면적을 균등하게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자민당은 또 각 방송사와 개별적으로 접촉해 이 같은 요구를 전달할 계획입니다. 일본 최대 정당인 자민당은 다음달 20일 총재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언론을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 뺨을 칠 정도입니다.

야마다 겐타 센슈대 교수는 “선거 보도의 공정성은 보도 기관이 자유롭게 판단하면 된다”며 “자민당이 이를 견제해 (비판적) 보도를 위축시키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모리타 미노루 정치 평론가도 “아베는 자신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신경질적이다”며 “스탈린이나 히틀러 같은 독재자와 같다”고 꼬집었습니다.

아베 총리는 그 동안 사학스캔들 보도와 관련해 신문명을 거론하면서 원색적인 비난을 해왔습니다. 아베의 잇따른 언로 틀어막기에 일본의 언론 자유도는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국경없는기자회가 4월 발표한 일본의 언론 자유 순위는 180개국 중 67를 기록했죠. 2011년에는 32위였습니다. 아베 총리는 공평과 공정의 뜻이 무엇인지 사전을 먼저 찾아봐야 할 것 같네요. (끝) /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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