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격전지 급부상
[ 유청희 기자 ]
수요일인 지난 29일 오후 11시 tvN이 새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처음 선보였다. ‘국민 MC’ 유재석의 tvN 입성작이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유재석이 조세호와 함께 일상 속의 숨은 퀴즈왕을 찾아다니는 유쾌한 길거리 퀴즈쇼다. 문제 5개를 연이어 맞히면 즉석에서 상금 100만원을 준다. 첫 방송부터 유재석 특유의 ‘발로 뛰는 예능’이 빛을 발했다. 할아버지부터 외국인 부부, 욜로(YOLO)족까지 다양한 시민을 만나며 유쾌함을 선사했다. ‘무한도전’ ‘해피투게더3’에서 함께한 조세호와의 호흡도 좋았다. 이 덕분에 첫 방송 시청률 2.3%(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무난하게 출발했다.
수요일 밤 11시대가 예능 프로그램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MBC ‘라디오스타’(오후 11시10분·사진), JTBC ‘한끼줍쇼’(오후 11시) 등 인기 예능이 포진한 시간대에 tvN이 유재석을 앞세운 새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SBS 인기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나 혼자 산다’(MBC)를 피해 금요일에서 수요일 오후 11시10분으로 방송 시간을 옮겼다. 지상파종편케이블의 인기 예능과 야심작이 같은 시간대에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된 것이다.
첫 격돌의 시청률 승자는 6.2%를 기록한 ‘라디오스타’였다.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차태현 등 네 명의 MC가 진행하는 ‘라디오스타’는 MBC의 최장수 토크쇼다. 고정 MC들의 찰떡같은 호흡과 화려한 게스트들이 강점이다. 시청률은 평균 5~6%대, 높을 땐 8%대까지 오른다. 29일 방송에는 배우 배두나와 스테파니 리, 모델 수주와 가수 겸 배우 이기찬이 출연해 시청률과 함께 화제성을 모두 잡았다.
이경규와 강호동이 이끄는 ‘한끼줍쇼’는 이웃과의 소통을 테마로 중장년층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모으고 있는 프로그램. 평균 4%대를 유지해온 시청률이 29일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3.6%에 그쳤다. 게스트에 따라 시청률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많다.
금요일 방송 당시 ‘나 혼자 산다’와 경쟁하며 5~6% 시청률을 기록했던 ‘골목식당’은 전주 대비 0.2% 상승한 5.5%의 평균시청률을 나타냈다. 2부 시청률은 5.7%까지 올랐다. 미미한 오름세지만 유재석, 강호동 등과의 맞대결인 데다 이전의 SBS 수요 예능 ‘로맨스 패키지’ 마지막 방송이 2.4%였던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첫 다자 대결의 승자는 ‘라디오스타’였다. 하지만 높은 화제성과 함께 시청률에서 채 1%포인트가 차이 나지 않는 ‘골목식당’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스튜디오를 벗어나 거리에서 시민들과 호흡하는 콘셉트인 ‘한끼줍쇼’와 ‘유 퀴즈 온더 블럭’의 대결도 주목된다. 종편이 없던 시절, 지상파 대표 MC였던 강호동과 유재석이 종편과 케이블에 나란히 선 모습도 관심을 모은다. 수요일 심야 예능의 치열한 경쟁 때문에 제작진에겐 속 타는 밤이지만 시청자들은 골라 보는 재미에 즐겁다.
유청희 한경텐아시아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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