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떠난 中 증시… 헐값에 쓸어담는 외국인

입력 2018-09-03 17:35   수정 2018-09-04 09:43

통상전쟁에 올들어 16% 하락
기업실적 호조·低PER 매력
자금유입 작년 한해 규모 넘어



[ 베이징=강동균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 들어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인 중국 증시에서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일(현지시간) ‘통상전쟁’과 시진핑 정부의 부채 축소 정책 등 영향으로 중국인들 투자 심리는 크게 위축됐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에 나서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 들어 상하이종합지수가 16% 폭락하면서 지난주 상하이증시 거래량은 2016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후강퉁(상하이와 홍콩증시 간 교차거래)과 선강퉁(선전증시와 홍콩증시 간 교차거래)을 통해 지속적으로 중국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지난달까지 상하이와 선전증시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은 310억달러(약 34조4000억원)로 지난해 전체 유입된 외국인 투자금(293억달러)보다 많다. 7월에 41억9000만달러, 8월엔 42억7000만달러가 유입됐다. 이에 따라 중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외국인 지분율은 올해 초 3%에서 지난달 3.5%로 상승했다. 킨저 라우 홍콩 골드만삭스 중국 주식 수석 투자전략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금이 중국 주식을 저가 매수할 때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S&P 500 지수 주가수익비율(PER)은 18배인 반면 상하이증시 PER은 10.4배 수준이다.

미·중 통상전쟁으로 중국 경제 지표는 둔화하고 있지만 기업 실적은 호조세다. 상하이거래소는 이날 상하이지수에 속한 기업들의 올 상반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 순이익은 1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부채비율은 작년 동기 대비 0.6%포인트 높아지는 데 그쳐 자산건전성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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