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값 뛰는데… 물가는 11개월째 1%대

입력 2018-09-04 17:28  

시금치 128%·배추 71% ↑
8월 소비자물가는 1.4% 상승
품목별 가중치 달라 '괴리'



[ 이태훈 기자 ] 지난달 시금치와 배추값이 한 달 전보다 각각 128%, 71% 뛰는 등 ‘장바구니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에 머물고 있어 체감 물가와의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은 올해 8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1.4% 상승했다고 4일 발표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9월 이후 11개월째 1%대다.

농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7%, 한 달 전보다 14.4% 올라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특히 채소류 가격이 지난 7월에 비해 30% 상승했다. 이는 2016년 9월 33.2%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시금치가 전달 대비 128%, 배추는 71%, 무는 57.1%, 파는 47.1% 상승했다.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라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에 머무르는 이유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물가 산정 시 농산물의 가중치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소비자물가를 측정할 때 한국 가구의 평균 지출 구조를 근거로 품목별 가중치를 정한다. 지출이 많을수록 가중치가 높다. 총 460개 품목의 가중치 합은 1000이다.

농축수산물의 가중치는 77.9인 반면 공업제품은 325.8, 개인서비스는 313.6이다. 지난달 가격이 많이 오른 배추는 가중치가 1.2, 시금치는 0.5에 불과하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1년 전보다 11.2% 상승한 가사도우미 요금도 가중치가 3.6으로 크지 않다.

반면 가격이 인하된 품목의 가중치는 상대적으로 크다. 휴대폰 요금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1년 전에 비해 1.9%, 한 달 전에 비해 0.2% 낮아졌다. 휴대폰 요금의 가중치는 38.3이다. 전기요금 역시 정부의 7~8월 누진제 한시 완화 조치로 전년 동기 대비 16.8% 인하됐다. 전기료의 가중치는 18.9다. 통계청은 전기료 인하가 없었다면 8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1.7% 상승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정부가 정책 차원에서 통제하는 ‘관제물가’ 때문에 전체 소비자물가가 체감물가보다 크게 낮아 보이는 착시효과가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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