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카드社… 연말 '구조조정 칼바람' 또 몰아치나

입력 2018-09-04 17:53  

수수료율 추가 인하 후 인력 감축 본격화 될 듯

3년간 7개 카드사 11% 감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 악화
직원 대신 비대면 채널 확대

카드노조 "인력감축 지속땐 노조에서 대응 나설 것"



[ 정지은/김순신 기자 ] 위기에 내몰린 카드사들이 올해 말과 내년 초 또다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말께 카드 수수료가 또다시 인하되는 데다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나서 영업 환경이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어서다.

4일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올 연말 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 방안이 확정되고 나면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늦어도 내년 초에는 카드사마다 인력 감축이 추진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 노조도 인력 감축에 대비해 대응방안 모색에 나서는 등 카드업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몸집 줄이는 카드사

카드사들은 3년 전부터 인력을 줄이기 시작했다. 2015년 6월 말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의 임직원 수는 1만3115명이었다. 2016년 6월 말엔 1만2106명, 지난해 6월 말엔 1만1874명으로 줄었다. 올 6월 말엔 1만1649명으로 더 줄었다. 최근 3년간 11.2% 감소했다. 올 들어서는 신한카드가 200여 명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데 이어 KB국민카드도 20여 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그런데도 카드사들이 추가 인력 감축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올 연말에는 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뿐 아니라 ‘제로페이(서울페이)’처럼 카드망을 거치지 않는 QR코드 방식의 새로운 결제시스템이 도입돼 경영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의 불만을 달랠 대책으로 영세 온라인 판매업자와 개인택시사업자에 대한 카드 수수료 인하도 추진돼 수익 감소는 불가피하다. 금융위원회는 내년부터 온라인 판매업자는 기존 3%에서 1.8~2.3%로, 영세·중소 개인택시사업자는 1.5%에서 1%로 수수료율을 낮추는 방안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대로라면 카드사는 1150억원가량의 수익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조달금리는 뛰고, 대출금리는 낮춰야 해 카드사의 환경은 ‘첩첩산중’이다. 카드사는 시중금리가 오르면 회사채 발행금리가 높아져 조달비용이 늘어난다. 또 정부가 최고금리를 연 24%에서 연 20%로 낮출 방침이어서 수익성 타격은 불가피하다.

◆카드 모집인도 계속 줄어

카드사들은 직원 수는 줄이고 앱(응용프로그램) 등 비대면 채널을 확대하는 데 공들이고 있다. 주요 카드사 홈페이지에선 모집인을 거치지 않고 인터넷으로 상품에 가입하면 연회비를 100% 면제해주고 있다. 비대면 회원 유치를 확대해 카드 모집인 수를 줄이는 전략이다. 모집인이 회원 한 명을 유치할 때 카드사가 지급하는 수수료는 15만~18만원이다. 이용자가 비대면으로 가입할 때 연회비 1만~5만원을 지원해주면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카드 모집인 수는 지난해 말 1만7364명으로 2016년(2만3730명)보다 26.8% 감소했다.

신한카드는 채권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20년 만에 채권추심 위탁업체를 늘리는 전략도 세웠다. 인력 구조조정 뒤에도 추심사업에까지 경쟁 체제를 도입해 비용절감에 나선 것이다.

금융산업노동조합과 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카드지부도 향후 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가 단행될 경우 카드사 직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카드 노조 관계자는 “카드사 수익성이 나빠지면 직원 감원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며 “대규모 구조조정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드사 경영진이 정부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어 노조 차원에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지은/김순신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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