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자 피했다"…BMW 8월 판매 5년만에 '최악'

입력 2018-09-05 11:38  

BMW 고객 이탈 조짐
8월 판매 2500대 못 미쳐
9월 이후 새인증에 디젤 판매 위축될듯




BMW 승용차에 화재 사고가 잇따르면서 지난달 BMW코리아의 판매량이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BMW자동차의 신규 등록은 2500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월 판매대수가 2000대 선으로 줄어든 것은 2013년 12월(2000대) 이후 처음이다. 올해 BMW는 월 평균 5000~6000대를 팔았다. 지난 3월엔 7000대 이상 팔리기도 했다.

올 여름 집중된 디젤 세단 520d 엔진룸 화재 사고로 BMW 신규등록은 7월 3959대에 이어 8월은 1500대나 더 줄었다. 상반기만 해도 전년 대비 20% 상승세였던 판매가 하락세로 접어든 것을 감안하면 10만6000대의 대규모 리콜이 끝나기 전까진 신차 영업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지난달엔 BMW 주차금지 확산 움직임으로 차주들이 불편을 겪었고 집단소송, 차량 결함 은폐 의혹 등으로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9월부터 강화된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규제로 하반기 판매 예정인 신차는 새 인증을 받아야 하는 것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3개월의 유예기간 동안 새 인증을 받지 못하면 영업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BMW 측은 "수입차는 재고에 따라 판매량이 유동적이고 상반기부터 WLTP(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 인증 전의 디젤 물량을 소진시킨 상황이라 팔 수 있는 재고가 많지 않았다"며 "화재사고로 인해 판매량이 급감한 것으로 단정짓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주요 수입차 업체들은 통관된 물량 기준으로 현 유로6를 만족시킨 디젤 차량을 올 11월까지만 판매해야 한다. 이 때문에 최근 큰 폭의 할인 조건으로 재고 처분에 나서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BMW는 디젤 차 판매를 중단하고 가솔린 모델만 운영하는 방향으로 사업 전환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MW 고객 이탈 조짐이 보이자 경쟁사들은 영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BMW 5시리즈 및 3시리즈 경쟁 모델로 G80·G70을 운영하는 제네시스는 9월 파격적인 판촉을 내걸고 고객 잡기에 나섰다.

제네시스는 이달 전용할부(트레이드인) 프로그램으로 신차를 사는 개인 고객에게 출고 후 1년 이내 차량 사고시(본인과실 비율 50% 미만 등) 새차로 바꿔주는 '어슈어런스' 서비스를 진행한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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