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에 덴 박원순, 市政운영 발표도 연기

입력 2018-09-05 18:10  

강·남북 균형발전 '옥탑방 구상'
'부동산 자극할까' 우려 커져
내용 등 조정…추석 이후로



[ 박진우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이 서울 집값 급등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개발 계획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민선 7기 시정운영계획 발표 일정을 연기했다. 앞서 박 시장은 당선 직후 여의도·용산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가 인근 지역 집값이 급등하자 지난달 26일 관련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오는 13일로 예정된 민선 7기 운영 마스터플랜 발표를 추석 이후로 늦추기로 방침을 정했다. 개발 계획이 담긴 발표 내용 자체를 조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당선 직후 각 분야 전문가 51명으로 구성한 ‘더 깊은 변화위원회’를 통해 민선 7기 핵심 과제와 실행 계획을 다듬어왔다. 박 시장의 민선 7기 선거공약엔 서울형 주거복지 로드맵과 공공지원형 주거재생사업, 균형발전특별회계 신설, 지역거점 개발을 통한 균형발전 특별 종합대책 등 지역 개발과 관련된 계획이 대거 포함돼 있다. 이 중 균형발전특별회계와 균형발전 특별종합대책은 박 시장이 지난달 19일 ‘강남·북 균형발전 대책’을 통해 일부 공개했다. 지난달 20일엔 창동·상계, 수색·상암, 영등포·여의도, 가산·대림 등 취약지역을 일자리 거점으로 개발하는 안을 밝혔다. 전통산업이 몰려 있는 을지로 인쇄타운과 종로 귀금속 상가, 청계천 의류단지 등을 복합 유통단지로 정비하는 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박 시장이 발표 일정을 연기한 건 여의도·용산 개발 계획과 강남·북 균형발전 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집값 안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국토교통부와의 마찰도 의식했다는 관측이다.

서울시는 일단 부동산 시장 동향을 주시하면서 발표 시기를 조정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부동산 가격 급등세를 감안해 지난달 25일 부동산 시장 모니터링을 위한 태스크포스(TF) 조직인 ‘부동산 상황 점검반’을 출범시켰다. 서울시 관계자는 “실거래가 동향을 주시하면서 부동산 중개사와의 면담을 통해 부동산 매수·매도자의 거래 목적 등을 파악해나갈 계획”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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