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CEO의 저서

입력 2018-09-05 19:18  

고두현 논설위원


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생각의 속도》를 출간한 시기는 19년 전인 1999년이다. 이 책에서 그는 인터넷 혁명으로 인한 경제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예견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그의 15가지 예언이 놀라울 정도로 정확했다”며 그를 ‘유쾌한 선견지명자’로 불렀다. 당시 그가 말한 스마트폰 탄생, 인공지능(AI) 등장, 실시간 가격비교 사이트, 사물인터넷(IoT) 등은 모두 현실이 됐다. 앞서 펴낸 《미래로 가는 길》에도 이런 예측이 담겨 있다.

경영자들의 저서에는 미래 전망뿐만 아니라 창업과 성장, 역경 극복에 관한 경험담이 녹아 있다. 스타벅스 창립자 하워드 슐츠는 《온워드》에서 매출 하락으로 고전하던 시절, 모든 가게 문을 하루 닫고 직원 재교육을 시킨 덕분에 ‘온워드(onward·전진)’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페이팔 공동창업자 피터 틸은 《제로 투 원》에서 “그동안 패스트 팔로어 전략으로 수평적 진보를 해왔다면, 앞으로는 무(제로)에서 무언가(원)를 만들어 내는 수직적 진보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안정적인 현실보다 불확실한 미래를 과감히 선택하는 경영자들의 도전은 전 세계 독자에게 큰 용기를 줬다.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창업자는 《아메바 경영》으로 많은 영감을 줬다. 조직을 소집단(아메바)으로 나누고 독립채산제로 운영하라는 게 핵심 메시지다.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경영의 마음가짐》, 정주영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등에도 경영 대가들의 가르침이 담겨 있다.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초일류로 가는 생각》(비매품)에서 들려준 ‘100마리째의 원숭이’ 얘기도 눈길을 끈다. 고구마를 그냥 먹지 않고 물에 씻어 먹는 원숭이의 수가 임계치(臨界値)를 넘어서면 멀리 떨어진 무리에게 이 행동이 전파되듯이 변화와 혁신은 거리와 공간을 초월한다는 것이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최근 《기업가 문익점》을 펴냈다. 목화씨를 들여온 문익점이 종자 개량으로 새 산업을 일구면서 씨를 무료로 나눠 줘 국가 번영을 앞당겼던 사실을 오늘날 경영자의 역할과 함께 재조명한 책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도 《초격차》를 출간한다. 제목은 ‘기술 혁신으로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크게 벌린다’는 의미다. 그는 “리더의 자질은 타고난 것이 3분의 1, 훈련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3분의 2”라며 “미래를 위한 가치를 얼마나 창출했는지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고 썼다. 좋은 결정을 내리는 리더는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고도 했다.

그의 말처럼 앞서가는 리더들은 다독가(多讀家)다. 그 목록에는 남다른 혜안을 가진 다른 최고경영자들의 저서가 꼭 들어 있다.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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