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불편한 마일리지 포인트, 암호화폐로 바꾸자"

입력 2018-09-0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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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 포인트, 사용 불편해 매년 1/3 자동 폐기
암호화폐로 바꿔도 사용에 불편 없고 소비자 편의는 개선
"암호화폐 두려워 말고 활용 방법 고민해야"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암호화폐)의 대중화를 앞당길 방법으로 기존 마일리지 포인트의 암호화폐 전환이 제시됐다.

6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개최한 암호화폐 컨퍼런스 ‘2018 암참 암호화폐 세미나’에서다. 블록체인을 산업군에 적용할 방법이 활발히 논의된 가운데 참가자들은 거스를 수 없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을 보급하고 건전하게 활용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프리 존스 암참 이사장(국제변호사·사진)은 “많은 이들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의심하고 사기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암호화폐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 새로운 기술을 인정하고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배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암호화폐 시장에 사기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직접적 원인은 정부가 규제에 손을 놓은 데 있다”며 “적절한 규제를 만들어 정상적 사업과 활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계속 두려워하며 망설이면 도태될 뿐”이라고 내다봤다.

전중훤 블록체인 이코노믹 포럼(BEF) 회장은 “국제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2018 글로벌 블록체인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기업 기술경영 책임자의 84%는 ‘블록체인 기술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며 “한국이 블록체인을 인지하고 실험하는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사업화가 추진 중”이라고 꼬집었다. 세계 각국이 블록체인을 활용하기 위해 연구하는 동안 한국은 규제에 치우친 탓에 뒤처졌다는 얘기다.

전 회장은 “올 2월만 해도 한국은 블록체인 시장에서 매우 큰 프리미엄을 지닌 국가로 평가됐지만 6월 경에는 단순한 리딩 국가로 인식됐고 현재는 존재감이 거의 사라진 상태”라며 “한국은 선도자가 될지 후발주자로 전락할지의 기로에 서 있다. 빠르게 움직여 기술을 표준화하고 시장을 개척해 선도자가 되자”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을 앞서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 분야로 마일리지 제도를 꼽았다. 기업이 소비자 유인을 위해 제공하는 마일리지 포인트는 디지털 자산이어서 암호화폐로 대체해도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느끼거나 거부감을 갖지 않는 데다, 활용성을 대폭 확대해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자산 토큰화 지원기업 디지털비트(DigitalBits)의 알 부르지오 대표는 “신기술이 시장에 도입되고 대중화되는 과정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면서 “이미 자리 잡은 디지털 자산인 마일리지 포인트를 암호화폐로 바꾸면 보다 빠르게 대중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에서 매년 480억달러(약 53조7000억원)의 마일리지가 발행되지만 사용이 불편해 매년 3분의 1(약 18조원)은 소멸된다”며 “마일리지를 암호화폐로 바꾸면 보안성을 높일 수 있고 소비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쓸 수 있다. 기업의 매출 증대로도 연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공사 사례를 들어 기존 마일리지 제도의 불편함을 설명하기도 했다. 항공편을 이용하면 마일리지가 쌓이지만 이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매하기도 어렵고 그 외의 사용처가 없어 폐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김경원 베리드코리아 대표는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는 항공권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면세점 등에서 이용할 경우 1만마일리지의 가치는 인형 하나도 못 살 정도로 하락해 소비자 불편이 크다”고 귀띔했다.

그는 “마일리지를 암호화폐로 바꿔 항공권 구매 외에도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하거나 항공권을 구매하려는 이들끼리 주고받는 거래가 가능하게 된다면 소비자들은 더욱 큰 혜택을 누릴 것이고 서비스 제공 회사에 대한 선호도 역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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