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이슬 한 병 다 들어가는 '한방울잔'의 비밀

입력 2018-09-06 17:38   수정 2018-09-0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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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잔에 술 따르기 어려운
시각장애인 위해 만든 제품

만우절 기념 한정판매 품절
중고 사이트서 10배 웃돈



[ 김보라 기자 ] 참이슬 소주 한 병이 다 들어간다는 참이슬 한방울잔(사진). 지난 4월1일 만우절 기념으로 하이트진로가 출시한 대형 소주잔이다. 손바닥만 한 크기로 만우절에 재미를 주기 위해 기획된 상품으로 알려지면서 추가 구매 문의가 폭주했다. 하이트진로는 이 한방울잔을 지난 6월 4000세트 한정 출시했다. 선착순으로 판매한다고 고지한 뒤 옥션에 내놓자마자 1분 만에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다. 2개당 2000원인 한방울잔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2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한방울잔은 원래 시각장애인의 음주 문화 개선을 위해 제작된 잔이었다. 하이트진로는 1996년 업계 최초로 맥주 캔 음용구에 점자 표기를 적용한 바 있다. 현재 하이트 맥스 스타우트 등 맥주 캔 제품에는 모두 점자 표기를 한다. 소주병에도 점자를 적용하기 위해 시각장애인의 식생활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물컵이나 500mL의 큰 맥주잔에 소주를 부어 마신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작은 소주잔에 술을 알맞게 따르기가 어려워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음료와 화장품, 치약 등의 제품에 점자 표기가 돼 있지 않아 물인 줄 알고 소주를 마시거나, 화장품인 줄 알고 치약을 얼굴에 바르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시각장애인의 생활 속 불편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소주병에도 2007년 ‘소주’라는 것을 알리는 점자 표기를 한 바 있다. 지난해 소주 페트류 제품 전체에 점자 표기를 적용했다. 다른 주류 및 음료와 쉽게 구분하기 위해 용량별 4개 페트 제품에 ‘소주’와 ‘참이슬’을 점자로 표기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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