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E1 회사채 청약경쟁률 3.7대1…2년전 미매각 굴욕 지웠다

입력 2018-09-07 17:52  

1000억원 모집에 3700억원 매수주문
실적 안정화 찾자 기관 평판 돌아서
신용도 악화 우려 해소도 ‘흥행’ 기여



≪이 기사는 09월07일(17:4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LS그룹 LPG 판매 계열사 E1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 모집액의 네 배에 가까운 투자수요를 모았다. 매수주문이 모집액에 못 미쳤던 2년 전의 ‘굴욕’을 지워냈다는 평가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E1이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이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37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았다.

E1은 2016년 9월 1500억원어치 공모 채권 발행에 나섰지만 수요예측에 들어온 매수주문은 900억원에 불과했다. 자회사인 LS네트웍스의 재무구조 악화와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E1은 2016년 379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매출도 3조99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4.9% 감소했다.

채권시장에선 지난 2년간 실적이 안정화되자 투자자들이 다시 E1 채권 매수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E1은 지난해 868억원, 올 상반기 885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최근 석유화학용 LPG 수요 증가와 다른 연료 대비 가격경쟁력이 강화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2016년 말 29.3배에 달했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 차입금 비율도 지난 6월 말 13배로 떨어졌다.

최근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번 채권을 사들이는 투자자들이 당분간 E1의 신용도 악화를 우려할 가능성이 떨어진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6월 E1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한 단계 떨어뜨렸다. E1 자체 재무구조는 좋아지고 있지만 LS네트웍스의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을 반영했다. 7일 E1의 보유한 LS네트웍스 지분 81.79%의 가치(시가 기준)은 약 1965억원으로 2013년 말(3136억원)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과점체제인 국내 LPG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데다가 신용등급 하락 위험이 사라지자 E1 채권에 관심을 보이는 기관이 늘었다”며 “최근 시중의 유동성 확대로 회사채시장의 투자수요가 풍부한 상황이 지속되는 것도 흥행에 한 몫 했다”고 말했다.

E1은 넉넉한 투자수요가 몰리자 채권 발행금액을 1500억원으로 늘릴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높은 청약경쟁률 덕분에 발행금리도 당초 희망금리보다 0.1%포인트가량 낮은 연 2.44%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증액에 따라 금리는 다소 변동될 수 있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다음달 만기가 도래하는 1000억원어치 채권을 갚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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