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藥 개발로 췌장암 생존기간 크게 늘어… 다학제 진료 통해 맞춤형 치료법 찾기도"

입력 2018-09-0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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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차병원과 함께하는 중증질환 완전정복

권창일 소화기내과 교수



[ 이지현 기자 ]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0% 정도로 낮아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많습니다. 그러나 2~3년 내 새로운 약이 개발되면 생존율이 20~30% 정도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러 진료과 의사가 모여 맞춤 치료법을 찾는 다학제 진료를 통해 암 크기를 줄인 뒤 수술받는 환자도 있죠.”

권창일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사진)는 “췌장암 환자 스스로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적극적으로 치료받으면 치료 결과도 좋다”며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수술이 불가능한 단계의 환자라도 다학제 통합진료를 통해 치료법을 찾기도 한다”고 했다.

그가 속한 분당차병원 췌·담도암 다학제팀은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종양내과, 소화기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등이 한곳에 모여 치료법을 논의한다. 지역 병원 중 가장 빠른 기간에 300건을 달성했을 정도로 환자 호응이 높다. 치료 결과도 좋다. 지난해 9월 췌장암 진단을 받은 70대 여성 환자는 다학제 통합진료를 통해 항암제로 암을 줄인 뒤 지난 2월 수술을 받았다. 암을 떼어낸 뒤 재발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권 교수는 “환자마다 10분 넘게 시간을 할애해 의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다 보니 입소문이 났다”며 “최근에는 다른 병원에서 췌·담도암 진단을 받고 다학제 진료를 받기 위해 찾는 환자도 있다”고 했다.

췌장은 몸통 깊숙한 곳에 있어 암이 생겨도 찾아내기 어렵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도 없다. 이미 암이 퍼진 뒤 발견하는 환자가 많은 이유다. 권 교수는 “췌장암을 조기 진단하기 위해 종합검진 프로그램에서 복부 초음파와 종양표지자 검사를 권고하는데 이들 검사로는 치료 가능한 상태의 환자를 진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정확한데 방사선 노출, 비용 등을 고려하면 조영제를 쓰지 않는 선별 췌장 MRI가 권장된다”고 했다. 건강검진에서 췌장에 낭종이 발견됐다면 내시경 초음파와 같은 검사를 통해 암이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췌장암 예방에 도움되는 것은 금연이다. 비만, 만성 췌장염, 알코올 섭취도 암 발생에 영향을 준다. 췌장암은 통증이 심한 암으로도 꼽힌다. 암이 주위 신경으로 번져 통증이 시작되면 잘 조절되지 않는다. 음식을 먹는 것도 어려워 전신쇠약으로 임종을 맞는 환자도 많다.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아야 하는 이유다. 권 교수는 “새로운 항암제가 개발되면서 수술 불가능한 상태에서의 생존 기간이 30% 이상 늘었다”며 “항암치료는 통증, 전신쇠약 등의 합병증 발생 시기도 늦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췌장암이 진행하면 커진 암 덩어리가 담도를 누른다. 스텐트(좁아진 곳을 넓혀주는 가는 관)를 넣어 담즙이 나오는 길을 넓혀야 한다. 이전에는 철망으로 만든 스텐트를 많이 썼다. 그러나 철망 스텐트를 넣으면 항암치료로 암이 작아진 뒤 수술할 때 문제가 됐다. 음식이 역류하는 부작용도 있었다. 플라스틱 스텐트로 이를 대신할 수 있지만 소재 특성상 재발이 잦다.

권 교수는 환자 고통을 덜기 위해 태웅메디칼과 함께 재발을 크게 줄인 플라스틱 스텐트를 개발했다. 엠아이텍과는 음식물 역류를 막는 스텐트도 개발했다. 그는 “기존 스텐트의 장점은 키우고 단점을 해결한 생분해성 스텐트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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