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 프라이빗에쿼티(PE)가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에 부품을 납품하는 명신산업에 총 500억원을 투자했다. 국내 완성차업계의 실적 부진으로 일부 자동차 부품사들이 도산하고 있지만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자동차 분야의 유망 부품 기업에는 투자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나금투PE는 명신산업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한 의결권 있는 전환우선주(CPS) 59만6107주를 200억원에 인수했다.
하나금투PE는 또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까지 인수해 총 500억원을 명신산업에 투자했다. 이번 투자는 하나금투PE가 2016년 7월 결성한 2000억원 규모의 ‘하나제삼호사모투자합자회사’를 통해 이뤄졌다.
1982년 설립된 명신산업은 대주주인 엠에스오토텍이 지난 6월 말 현재 보통주 260만 주를 보유해 55.68%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는 차체 소재를 950도 고온으로 가열한 뒤 금형 내에서 급속 냉각시키는 ‘핫스탬핑’ 공법을 활용해 강도는 높지만 가벼운 차체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명신산업은 현대·기아자동차 매출 비중이 높지만 지난해 테슬라의 보급형 세단 ‘모델3’에 들어가는 부품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매출처 다각화에 나섰다. 자동차 패러다임이 내연 기관에서 전기차로 바뀌면서 핫스탬핑 공법을 활용한 차량 경량화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하나금투 측은 전망했다.
전기차 생산업체들은 같은 부피의 철강에 비해 무게가 3분의 1 수준인 알루미늄을 사용해 차량 무게를 줄이고 있다. 하지만 알루미늄은 같은 무게의 철강에 비해 단가가 4배가량 높다. 이 때문에 핫스탬핑 부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게 하나금투 측 설명이다.
명신산업은 2016년 매출 1860억원, 영업이익 9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1746억원에 영업이익 77억원으로 실적이 쪼그라들었다. 하나금투PE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업체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명신산업의 실적이 나빠졌지만 테슬라 모델3가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는 올 4분기 이후 수익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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