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자꾸 틀리는 골드만삭스의 예측, 실수 or 의도?

입력 2018-09-1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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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릿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주 “미국의 경기 순환주기가 7이닝을 지나고 있다. 경기 확장세가 2년 정도 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JP모간도 비슷한 내용의 보고서를 냈습니다.

이에 골드만삭스가 답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17일(현지시간) 오는 2020년까지 미국에서 침체가 발생할 확률이 36%에 그친다고 전망했습니다. 지난 40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달리오나 JP모간 예상보다 훨씬 낙관적입니다.

실제 미국 경기가 꺾일 조짐은 아직 없습니다.
지난 주 나온 소매판매, 산업생산, 소비자태도지수 등도 호조를 보여 미국 경제가 강함을 확인시켜줬습니다.

과연 누구 말이 맞을까요.
월스트리트에서 골드만삭스의 신뢰도는 생각보다 낮은 편입니다. 실제 작년 말부터 내놓았던 금리 달러 유가 등에 대한 전망이 모두 다 틀렸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올 초까지만 해도 Fed가 올해 금리를 최소 네 번 이상 올리고, 내년까지 여덟 번 올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래서 올해 말 10년물 국채 금리를 3.25%, 최대 4.5%에 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2번 금리를 올린 Fed가 앞으로 6번을 더 올릴 것으로 보는 관측은 많지 않습니다.

골드만삭스도 지난 8월말 고집을 꺾고 올해 말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전망치를 기존 3.25%에서 3.1%로 하향했습니다.

달러의 경우 지난 2월 "미국 달러화 가치는 향후 12개월 동안 점진적인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Fed의 금리 인상보다 재정 적자 확대에 따른 국채 수급이 더 문제가 될 것이란 지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달러화는 4월께부터 가파르게 올라 신흥국 위기까지 불거졌습니다.

유가는 작년 말 올해 브렌트유가를 배럴당 62달러로 예상했죠. 지금 브렌트유는 80달러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관계자는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를 항상 참고하지만, 결론을 보려는 게 아니라 논리를 보기 위한 것"이라며 "골드만삭스가 뭘 추천하거나 하면 그들이 반대 포지션을 갖고 있겠구나 정도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몇년간 주력 사업인 트레이딩 부문에서 모건스탠리 등에 밀리면서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작년부터 온라인 소매 대출(마커스) 등 예전 골드만삭스 같으면 쳐다보지도 않을 신사업을 대거 시작했습니다.
또 지난 7월 취임한 데이비드 솔로몬 신임 CEO는 CFO와 COO를 모두 경질하는 등 최고경영진을 몽땅 물갈이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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