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진한 환대 받은 문 대통령
목란관서 환영 만찬
"군사분계선 함께 넘은 사이
김정은 위원장에 신뢰·우정 있다"
김정은 "우리의 전진 가속화 계기"
공연에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불러
[ 서민준 기자 ]
18일 평양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한국에 대한 북한의 파격적인 예우는 환영 공연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북한 공연단은 ‘다함께 차차차’ ‘소양강 처녀’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등 한국 노래를 연주하며 동질감과 친근감을 드러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환영 공연이 열린 평양대극장에 도착한 시간은 예정보다 다소 늦은 오후 6시20분이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극장 2층에 들어서자 평양 시민들은 양국 정상을 우러러보며 “와”하고 함성을 질렀다. “만세 만세 만세”하는 함성이 약 5분간 계속됐다. 문 대통령은 허리를 숙여 감사를 표시했다.
공연 첫 무대는 북한의 대표곡으로 잘 알려진 ‘반갑습니다’였다. 노래 도중 여성 가수가 “아름다운 평양을 찾아온 문 대통령 내외를 열렬히 환영합니다”라고 외쳤다. 다음 곡은 아리랑이었다. 바이올린, 첼로 등 관현악기 외에 가야금과 장구, 피리 등 전통 악기가 어우러진 무대가 인상적이었다. 이후 무대에선 한국 노래들이 여러 곡 연주됐다. 북한 공연단은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아침이슬’ ‘만남’ ‘소양강 처녀’ ‘다함께 차차차’ 등 노래를 오래전부터 알았던 것처럼 능숙하게 연주했다.
마지막 곡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었다.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공연 후 인터뷰에서 “마지막 노래 가사에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아 눈물이 났다”며 “같이 가자는 가사에 가슴이 찡했다”고 말했다.
환영 공연에 이어 남북 정상은 평양 시내 국빈용 연회장인 목란관에서 환영 만찬을 함께했다. 김정은은 환영사에서 “문 대통령과의 뜻깊은 상봉이 북남 관계의 획기적인 발전과 평화 번영을 지향해 나가는 우리의 전진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 선언을 계승·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제반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만찬사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이 중요한 의제”라며 “항구적 평화와 번영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완전히 새로운 결의인 만큼 여러 도전과 난관을 만날 수도 있다”며 “그러나 김 위원장과 나에게는 신뢰와 우정이 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넘어서지 못할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만찬은 당초 오후 9시에 끝날 예정이었지만 두 시간 넘게 진행되며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10시53분에 끝났다.
평양공동취재단/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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