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무역전쟁' 팀쿡이 맞을까 마윈이 맞을까

입력 2018-09-19 06:59   수정 2018-09-1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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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쿡이 맞을까요, 마윈이 맞을까요.

미국과 중국이 ‘관세 폭탄’을 주고 받은 뒤, 미국과 중국 양국 최대 IT기업의 수장들이 입을 열었습니다.

애플의 쿡 CEO는 18일 아침 ABC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 프로그램에 나와 "무역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어서 낙관적"이라며 "양국이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고 삶은 또 그렇게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당장은 어렵게 느껴지지만 결국 양국 갈등은 타결될 것이란 예측이었습니다.

하지만 알리바바의 마 회장의 말은 달랐습니다.

마 회장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알리바바 IR에서 "미중 무역 마찰은 향후 20년간 지속될 수 있으며 관련국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은퇴하더라도 새 대통령은 올 것이고, 새로운 규칙이 없는 한 마찰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새 무역 규칙이 필요하고, 세계무역기구(WTO)를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갈등이 상시화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18일 아침 개장한 뉴욕 증시는 쿡 CEO의 말을 따랐습니다. 투자자들은 미중 협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다우와 S&P500, 나스닥 지수가 모두 0.5~0.7% 가량 오른 겁니다. 상승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①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율을 연말까지 10%, 내년 1월부터 25%로 올린다는 건 연말까지 협상 타결을 원한다는 걸 뜻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폴란드 대통령과 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적절한 시점에 중국과 합의할 수도 있으며 항상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② 중국이 즉각 보복했지만, 60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수입품 3500여개에 5~10% 관세율을 부과하기로 한 게 끝이다. 예상보다 낮은 수준의 보복이다. 액수야 수입액 자체가 적어 어쩔 수 없더라도 일부 품목에 5% 관세를 적용하고, 미국이 민감한 몇몇 품목에 예외를 뒀다.

③ 중국의 피해는 사실상 거의 없다. 지난 6월 이후 위안화가 6% 절하됐기 때문에 10% 관세는 별게 아니다.


하지만 뉴욕 채권 시장은 마 회장의 말을 더 신뢰하는 듯 했습니다.

이날 10년물 국채 금리는 4.7bp 상승한 3.048%를 기록했고, 2년물 수익률은 1.3bp 오른 2.799%로 마감됐습니다.

채권 금리 상승 이유는, 특히 장기물이 더 오른 건 이렇게 해석됐습니다.

①중국이 보복을 위해 1조달러가 넘는 미 국채 보유분을 매도할 수 있다. 실제 이날 미 재무부 발표를 보면 중국은 지난 7월에 77억달러 어치를 팔았다. 이는 6개월래 최대치다.

②장기물이 단기물보다 더 상승한 건 무역전쟁 격화를 예상한 탓이다. 무역전쟁으로 미 중앙은행(Fed)이 12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제기돼 단기물은 조금 올랐고, 관세 부과로 세계 기업들이 중국에서 빠져나와 미국에 투자하고 & 기준금리까지 동결되면 미 경제가 확장세를 이어갈 수 있어 장기물이 더 올랐다.

(해석은 투자자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 수위가 예상보다 낮아 돈이 증시에 몰리며, 채권 시장은 약세를 보였다 해석도 많았습니다. 또 관세가 인플레를 자극할 것이란 관측도 채권 금리 상승 요인으로 분석됐습니다.)

팀쿡과 마윈, 과연 누구 예언이 맞을까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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