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후보자 남편, ‘짝퉁회사’차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특정 회사에 2500여만원어치 일감을 몰아주고, 그중 480만원을 되돌려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도 정치자금 지출 내역에 따르면, 유 후보자는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서울 중구 소재 홍보 대행업체인 P인쇄사에 총액 2,534만원 규모의 선거 홍보물 인쇄 업무를 맡겼다.
그런데 선거 이전 당시 유 후보자 남편인 장모씨가 P사에 직원으로 이름을 올렸고 2015년 12월 장씨는 10일을 일하고 120만원, 2016년 1월~3월까지 일하고 360만원을 월급으로 수령받았다. 그러나 장씨는 P사 재직 중이던 2~3월의 평일에도 유 후보자를 따라다니며 선거 운동을 한 것으로 그의 페이스북에 나타나 있다.
유 후보자 측은 장씨가 2015년 12월 21일부터 2016년 3월 31일까지 P사에서 일하고 급여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당시 장씨 행적을 보면, 월급을 받는 정상적인 회사원의 하루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수준”이라며 “유 후보자가 국고 지원을 받는 선거 비용으로 일감을 몰아주고 남편을 통해 그 일부를 커미션으로 돌려받은 것으로 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아울러 남편인 장씨가 지난 8월경「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에 관한 법률」 및 「상표법」 위반혐의로 고소됐다고 밝혔다.
유 후보자의 남편인 장씨는 ㈜더부파트너스의 대표이사로 2018년 3월 30일에 취임했다. 2017년 11월 설립된 ㈜더부파트너스는 건설관련 기술서비스업 및 설계용역업, 부동산 임대업 등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더부파트너스는 ㈜더부엔지니어링과 다른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더부엔지니어링의 상표 및 연혁을 그대로 도용해 사용하고 있으며, 영업 및 용역수주를 위해 작성한 회사소개서에도 ㈜더부엔지니어링의 실적까지 도용하고 있다. 같은 회사인 것처럼 착각이 될 정도이다.
㈜더부엔지니어링은 2006년에 설립된 회사로 업계에서 실력 있는 건실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공동대표와 직원 몇 명이 퇴사해 이 업체의 평판과 실적을 이용하고자 악의적으로 ㈜더부파트너스라는 ‘짝퉁회사’를 차린 것이라는 것. 김 의원은 ㈜더부파트너스 대표였던 김씨와 친분이 있던 유 후보자의 남편인 장씨가 공동대표로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누가 봐도 ‘짝퉁회사’를 차려서 건실한 중소기업의 평판과 실적을 악의적으로 도용하다가 고발당한 것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국회의원이자 장관후보자의 배우자로서 오해의 소지를 사지 않도록 행동을 조심해야함에도 후보자를 등에 업고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사죄해야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관에 취임할 경우 국민 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입시중심 교육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혔다.
앞서 유 후보자를 둘러싸고 딸 위장전입, 아들 병역면제, 재산신고 축소, 월세 대납, 상습 교통위반 기록 등의 논란 및 의혹이 제기돼 왔다.
자유한국당은 유 후보자에 대해 제기된 의혹 관련 "검증을 무의미하게 만들 정도로 장관 부적격 사유들이 백화점식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양수 한국당 대변인은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딸의‘교육’을 위해 위장전입 한 것은 변명의 여지도 없는 결격사유다"라면서 "유 후보자는 자신의 딸을 강북의 명문학교인 덕수초등학교 입학을 위해 교육 목적의 위장전입을 했다. 하지만 유 후보자는 강남 8학군 입학 목적이 아니라는 비상식적인 변명을 하고 있다. 법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아이를 원하는 학교에 보내지 못한 학부모님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교육부 장관직은 그 어떤 공직보다 높은 도덕성과 자질이 요구된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는 높은 도덕성과 자질을 갖춘 국가 교육수장의 임명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라면서 "청문회 자료제출 요구를 버틴다고, 남북정상회담 뉴스에 숨는다고 교육부 장관에 임명될 것이라고 오산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가 '국회의원은 청문회에서 낙마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의원불패'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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