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재 기자 ]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주행 성능을 더욱 강화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편안한 주행을 넘어 운전을 즐기는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서다. 구매력이 높아진 젊은 층의 수요를 노리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주도권 경쟁 벌어진 준중형 시장
주도권을 놓고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준중형 차량 시장이다. 기아자동차는 최근 달리기 실력을 갖춘 ‘K3 GT’의 외장 디자인과 주요 사양을 공개했다. 일반 차량이 높은 연비에 최적화돼 있다면 GT의 경우 주행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장착된 1.6L 가솔린 터보 직분사(GDI) 엔진은 최고 출력 204마력, 최대 토크 27.0㎏·m의 힘을 낸다.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를 얹었다. 이와 함께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과 리어콤비네이션 램프에 변화를 줬다. 전용 엠블럼, 아웃사이드 미러 덮개, 18인치 휠, 리어 스포일러 등은 역동적인 느낌을 살렸다.
쿠페를 연상케 하는 5도어 모델도 라인업에 추가했다. 차의 트렁크 부분 C필러를 다듬은 것이 특징이다. 회사 관계자는 “다음달 13일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라며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혀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11월 부분 변경한 아반떼 스포츠를 선보인다. 상품성을 개선해 토종 고성능 모델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목표다. 아반떼 스포츠는 2016년 4월 출시된 이후 누적 판매량 7600여 대를 돌파했다.
한국GM이 판매 중인 더 뉴 아베오 해치백은 경쾌한 움직임으로 모터스포츠 마니아층을 확보했다. 이 차는 1.4L 가솔린 터보 엔진을 품고 있다. 최고 출력이 140마력, 최대 토크는 20.4㎏·m다. 공차 중량은 1195㎏(자동변속기 기준)으로 동급과 비교하면 100㎏가량 가볍다.
K3 GT ‘쌍둥이’ 모델도 주목
기아차 K3 GT 출시 소식에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을 공유하는 동급 차량도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의 해치백(후면부가 납작한 5도어 차량) i30와 신형 벨로스터 등이 주인공이다.
2016년 9월 나온 i30 1.6L 가솔린 터보 모델은 ‘잘 달리고 잘 서는’ 기본기가 튼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발 당시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을 돌며 41개월 동안 담금질했다. 현대차의 고성능 라인업인 ‘N’의 첫 모델이 된 이유다. 이 밖에 동급 유일의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 등 안전·편의 사양도 갖췄다.
신형 벨로스터 1.6 가솔린 터보 모델 역시 심장(엔진)이 같다. 이 차는 운전석 쪽 문 하나와 조수석 쪽 문(앞·뒤)이 2개인 이른바 ‘1+2 도어’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최대 가속력을 내는 엔진 회전수(rpm)를 낮춰 주행 성능을 개선하고 역동적인 엔진음을 전달하는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 기술을 적용했다.
이뿐만 아니라 벨로스터 N의 경우 고성능 국산차 시대를 열어젖혔다. 벨로스터 N 계약 대수는 지난 13일 기준으로 1035대를 기록하는 등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여유로운 동력 성능을 기반으로 일상생활에서 스포츠카의 운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운전의 재미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차를 사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모터스포츠 등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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