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 대책후 장기임대 관심 늘어… 매물 줄어들 것"

입력 2018-09-19 17:18   수정 2018-09-19 17:54

제1회 한경 집코노미 부동산 콘서트

보유·양도세 부담 피할수 있어
다주택자, 매각 대신 '버티기'
집값 잡으려면 공급부족 해결해야



[ 최진석/허란/선한결 기자 ]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14일 서울 건설회관에서 ‘제1회 한경 집코노미 부동산 콘서트’를 열었다. 이 자리엔 하반기 집값 급등을 정확히 예측한 최고의 전문가들을 초빙했다. 이날 콘서트에는 사전 등록한 참석자 1000여 명이 행사장을 꽉 채웠다. 이들은 정부의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매물 씨 마른다”

김학렬 더리서치연구소장,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등은 서울 등 수도권 핵심 지역의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다주택자들이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8년 장기임대주택으로 대거 등록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장기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원칙상 정해진 임대기간에는 집을 팔 수 없다.

이 애널리스트는 “종부세 부담이 예상보다 많이 커지지만 양도세가 중과되는 상황에서 매도보다는 증여 등으로 세금 부담을 분산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소장도 “9·13 대책은 한마디로 집을 팔지도 사지도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집을 팔 때의 세금 부담보다 보유하는 비용이 덜하기 때문에 버티기에 들어가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집값 향배가 아파트 수급에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대출 규제와 세금만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이 애널리스트는 “그간 집값이 오른 것은 새 집 선호, 소득 증가, 매물 감소, 멸실 증가로 인한 것”이라며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집값을 잡으려면 확실히 공급을 언제까지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일자리와 광역교통망 등을 확보해 수요를 분산시켜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비부머, 집값 ‘좌지우지’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향후 집값은 베이비부머 움직임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임대업자로 변신한 베이비부머가 2016년 이후 서울 집값 상승세를 견인했다”며 “정부는 증세와 대출 규제를 통한 포위망 구축으로 집값을 잡고자 했지만 베이비부머는 충분한 자금조달 능력과 퇴직금이라는 무기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팀장은 2015년 이후 5060세대가 주택시장의 주요 매수자로 등장했다고 진단했다. 2006년 46%였던 월세 비중이 10년 만에 61%로 뛰면서 임대업을 하기 좋은 조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울의 주택 부족 현상이 집값을 더욱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고 그는 진단했다. 홍 팀장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의 46%가 30년 이상 경과된 ‘낡은 아파트’”라며 “중산층이 살 만한 집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작년 강남의 멸실 주택 수가 1만2000가구를 넘어서면서 공급 부족 현상을 심화시켰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대 부동산 카페인 부동산스터디 운영자 강영훈 대표(필명 붇옹산)는 “서울 부동산시장은 장기적으로 신규 아파트 수급이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에 새 집 공급 주요 통로인 재개발·재건축 사업지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단기간 가격이 급등한 만큼 신규 투자 진입은 신중해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최진석/ 허란/ 선한결 기자 l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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