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대화' 불씨 되살린 문 대통령… '수석 협상가' 면모 다시 입증

입력 2018-09-20 17:37  

평양 남북정상회담

전문가 평가
"기대 이상" VS "北에 끌려가"



[ 김채연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꺼져가던 미·북 대화의 불씨를 다시 살려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청한 ‘수석 협상가’로서의 면모를 또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 ‘9·19 평양 공동선언’과 관련해 “남북관계 진전이 북·미 간 진전을 가져오는 데 밑받침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방증한 것”이라며 “지금 이 시기는 절대 잃어버릴 수 없는 중대한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성과를 만들어내고 다시 미국에 넘겨주는 우리 역할이 분명히 자리를 잡았다”고 자평했다.

전문가들의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미·북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중재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북한의 ‘살라미 전술’에 당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는 문 대통령의 중재 외교에 대해 “기대 이상의 성공”이라고 말했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쟁 발발 직전까지 갔던 지난해에 비해 현재 상황은 극적인 변화”라며 “문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센터장은 그러나 “북한 핵시설에 대한 신고 검증을 받지 못한 채 북한이 요구해온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비핵화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중재가 성공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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