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경길에 '빵' 터질까…우리동네 '명물빵' 열전

입력 2018-09-23 07:00   수정 2018-09-23 08:51


고향의 맛 '명물빵' 귀경길 필수 선물로 주목
대전 튀김소보로·대구 야프리카빵·속초 단풍빵·청주 직지빵·경주 황남빵·완도 장보고빵


고향의 맛을 담아낸 우리동네 '명물빵'이 추석 명절을 맞아 인기를 끌고 있다. 고장을 대표하는 명물빵이 '나와 우리 가족'을 위한 귀경길 선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전국 '명물빵'은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데다가 각 고장에서 난 재료를 사용해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했다. 고향으로 떠나거나 명절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와야 하는 이들의 아쉬움을 달래기에 최적의 선물인 셈이다.

대구 야프리카빵은 전국 3대 단팥빵집으로 꼽히는 대구근대골목단팥빵이 내놓은 대구 명물빵이다. 야프리카빵은 여름이 유독 더운 폭염의 도시 대구를 대표하는 '야채빵'이라는 뜻이다.

이 빵은 처음부터 대구를 상징하는 지역특산 메뉴로 개발돼 대구에 들르면 꼭 맛봐야 하는 빵이다. 파프리카, 당근, 양파, 옥수수 등 각종 채소와 햄을 버무린 속재료를 반죽에 가득 채운 후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구워내 건강한 맛을 살렸다. 채소의 아삭한 식감과 햄의 풍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데다 달거나 기름지지 않아 많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속초 단풍빵은 속초의 대표적인 명산 설악산을 모티브로 삼아 고향의 맛을 오롯이 담아낸 명물빵이다. 가을이면 만발하는 아름다운 설악산 단풍잎을 표현한 아기자기한 디자인도 눈에 띈다.

밀가루 빵과 달리 방부제와 표백제 등을 일체 넣지 않고 속초지역 쌀과 고로쇠 수액 시럽, 앙금으로만 만들기 때문에 고급 카스텔라와 같은 부드러움과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청주 직지빵은 청주를 상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를 모티브로 글자를 넣어 만든 빵이다. 네모난 모양에 '직지'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고, 테두리 위에는 구름을 본떠 조상들의 위상을 담은 동그란 모양을 넣었다.

직지빵은 우리 밀과 찰보리쌀을 혼합해 만든다. 영양분이 현미 이상으로 풍부하고 식이섬유가 쌀보다 10배 가량 많이 함유돼 소화를 촉진시켜주는 웰빙빵이다. 건강을 고려해 보존료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데다 팥앙금 또한 저당분으로 만들어졌다. 직지빵은 찰보리를 사용해 쫄깃쫄깃한 식감에 소화가 잘 되는 빵이라는 점도 돋보인다.

황남빵은 1939년 경주 황남동에서 팔리기 시작한 경주 대표 명물빵이다. 꽉꽉 들어차 있는 팥소와 손수 정성스럽게 빚은 반죽을 통해 경주의 독특한 맛을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팥소가 비칠 만큼 투명하게 얇고 촉촉한 반죽이 맛의 비결로 꼽힌다. 쌉쌀한 아메리카노, 고소한 우유 등 다양한 음료와 함께 먹으면 황남빵의 달콤한 맛과 감칠 맛을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장보고빵은 완도의 특산품 전복으로 만든 대표적인 빵이다. 장보고빵은 청정바다의 수도인 완도에서 자란 전복을 비롯해 미역귀, 비파 등 완도의 특산물들을 넣어 배합한 반죽을 사용해 만든다. 완도산 전복 한 마리를 구워 통째로 빵 위에 올린 압도적인 비주얼이 인기다. 장보고빵은 신선한 완도산 해산물을 비롯해 우리밀과 유기농 설탕, 원유 100% 버터를 사용해 건강함까지 고려한 점도 돋보인다.



갈치빵은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명물빵으로, 제주의 특산품인 갈치 모양으로 만들었다. 길쭉한 갈치 모양의 제주 갈치빵은 반죽은 물론 단팥소에도 갈치살을 넣은 제주의 풍미를 가득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반죽에는 구운 갈치살과 말린 감귤, 한라봉 조청 등을 넣어 비린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갈치 머리 부분에 제주 특산 과일 아이스크림을 얹은 것이 화룡점정이다.

대전역에 내리자마자 맛볼 수 있는 대표 빵이 성심당의 튀김소보로다. 대전역은 분점인데 성심당 봉투를 든 여행자들이 항상 북적거려서 유명해진 빵이다. 특히 튀김소보로 빵은 그 제조 방법에 대해서 특허 등록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대골목단팥빵을 운영 중인 정성휘 홍두당 대표는 "고장을 대표하는 명물빵은 지역특산물을 사용하면서 고향의 역사와 이야기까지 녹여내 더욱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라며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가족들에게 아련한 고향의 기억을 선사하는 동시에 고장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관광자원으로도 활용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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