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유가 급등설, 11월 트럼프는 잠잠해진다

입력 2018-09-23 08:32   수정 2018-09-2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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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11월께 급등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다시 배럴당 100달러선에 갈 것으로 전망도 나옵니다.

21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0.46달러(0.7%) 상승한 70.87달러, 브렌트유는 배럴당 0.05달러(0.06%) 오른 78.75달러로 마감됐습니다.

WTI는 이달 초 이후 다시 70달러를 넘었고, 브렌트유는 지난 5월 말 이후 처음으로 지난 13일 장중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한 뒤 계속 80달러 안팎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트럼트 대통령이 지난 20일 ‘전가의 보도’인 트위터를 꺼내 "독점조직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지금 당장 유가를 내려야 한다"고 공격했지만, 약발은 20일 하루 유가가 소폭 내리는 데 그쳤습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유가가 오를 것으로 보는 베팅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CTC에 따르면 2분기 말 석유업계의 12개월 헤지 물량은 총 거래량의 30% 수준으로 파악됐습니다. 작년 말 38%에서 하락한 수치입니다. 24개월 헤지 물량도 같은 기간 25%에서 19%로 떨어졌습니다.

석유업체들은 통상 유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면 헤지 물량을 늘리고, 상승이 예상되면 헤지를 줄여 유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전략을 취합니다.

11월 유가가 급등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

① 미국의 중간 선거

미국의 중간선거가 오는 11월7일 치러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서민 물가를 올리는 유가에 관심이 큽니다. 벌써 몇 번이나 OPEC의 독점과 답합을 공격했고, 사우디 등에 공급 확대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중간선거가 끝나도 이렇게 관심을 둘까요. 트럼프 대통령의 절친 중에서 석유재벌들이 많습니다.


유가는 11월 중간선거 뒤 트럼프란 '고삐'가 풀린 망아지가 될 것이란 설이 나돕니다.

② 이란 제재

미국이 지난 5월 이란핵협정을 파기하면서 원유 거래에 대해 부여했던 유예기간이 11월에 끝납니다. 11월4일부터 이란과 원유를 거래하는 기업, 은행들은 미국의 제재를 받게됩니다.

이란은 하루 약 20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해왔는데, 이미 약 50만배럴이 감소한 상태입니다. 150만배럴이 추가로 줄어든다면 세계 원유 시장에 충격이 불가피합니다.

HSBC는 지난 주 "글로벌 시스템이 대규모 (공급) 중단에 매우 취약하다"라며 "글로벌 공급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브렌트유 100달러는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③ 달러 약세

지난 4월말부터 강세를 이어온 달러가 최근 주춤합니다. 지난 주 달러 가치는 ICE 달러인덱스 기준으로 1%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아직은 미 중앙은행(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가며 달러 강세의 배경이 되고 있지만,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지막으로 인상 속도가 주춤해질 것이란 관측이 솔솔 나옵니다.

미 행정부의 재정 적자도 올해 1조달러에 달할 정도로 불어나고 있어 달러 약세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강합니다. 지난 8월까지 2018회계연도 11개월간 누적 적자는 8981억 달러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0일 "일부 애널리스트는 올해 초부터 시작된 달러 강세는 작년부터 전개된 광범위한 달러 약세 기조에서 일시적 현상으로 본다"고 보도했습니다.

국제 원유는 달러로 거래됩니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즉 강세를 보이면 유가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반대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강세를 보이는 게 통상적입니다.

지난 20년간의 데이터를 보면 달러 가치의 변화는 WTI와 브렌트 가격 변화의 각각 약 10%와 6% 가량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④ 겨울 난방 수요

통상 4분기는 북반기의 겨울로 난방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입니다. 난방 수요로 인해 유가는 강세를 보여왔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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