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 홍콩 自社 전시장서
[ 김경갑 기자 ] 35억원대 김환기 오방색 점화, 미국 팝아티스트 로버트 인디애나의 조각, 이우환·박서보·이강소의 단색화 등 유명 화가 작품 49점이 홍콩 경매시장에서 한꺼번에 경매에 부쳐진다.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이 다음달 1일 홍콩 센트럴에 있는 에이치퀸즈 빌딩 11층 전시장(SA+)에서 여는 경매를 통해서다. 전체 출품작의 추정가는 170억원에 달한다.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으로 침체됐다 요즘 다소 탄력을 받고 있는 서울옥션 홍콩 경매 낙찰률과 낙찰총액이 지난 5월(87%, 191억원)보다 더 오를지 주목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추정가 35억원에 나온 김환기의 1971년 작 점화 ‘27-XI-71 #211’(176.3×126.3㎝·사진). 김 화백이 미국 뉴욕에서 그린 작품으로 청색과 적색, 황색, 녹색 등 다양한 색깔의 점을 반복적으로 교차시키며 운율감을 조형화했다. 하나의 색이 띠처럼 찍혀 전반적으로 파란빛이 살짝 감도는 검은색을 띤다. 서울옥션 측은 “우리 고유의 색깔인 오방색으로 화면을 구성한 게 특징”이라며 “고국을 그리워하는 작가의 마음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우환 작품도 다섯 점이나 출품된다. 1980년 작 ‘선으로부터’는 푸른색 선을 긋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생성과 소멸을 보여준다. 추정가는 4억7000만~7억원이다. 1991년 작 ‘바람과 함께(1억6000만~2억5000만원), ‘조응’(5500만~8000만원)도 나와 있다. 물방울 작가 김창열을 비롯해 이성자, 박서보, 이강소, 오수환 등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작가들 작품도 고르게 출품된다.
40~50대 작가인 서도호, 이수경, 권오상, 최우람 작품은 홍콩 미술시장에 처음 걸린다. 도자기 파편을 에폭시와 금박으로 이어 붙인 이수경의 ‘번역된 도자기’(2200만~4000만원),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식기와 신발을 촬영한 사진을 활용해 만든 권오상의 조각 ‘우산과 말’(1700만~3000만원), 차가운 물성을 지닌 기계에 자연의 살아 있는 움직임을 재현한 최우람의 설치 작업 ‘에코 나비고의 무리’(1100만~2500만원)가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로 애호가를 찾는다. 해외 작가로는 구사마 야요이, 로버트 인디애나, 줄리언 오피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김경갑 기자 kkk10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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