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비 살리자"는 세일페스타가 왜 이리 초라해졌나

입력 2018-09-26 17:40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목표로 출범해 올해 3회째인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제자리를 못 잡고 있다. 28일 개막하는 올 행사 참가업체는 지난해(446곳)의 절반 수준인 231곳으로 줄어들었다. 34일이던 행사기간이 10일로 단축됐고, 51억원이던 정부 예산도 34억50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소비심리가 급락하고 있는 상황이라 올 행사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출발부터 크게 삐걱대는 모습이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내수진작과 관광활성화를 동시에 꾀하자는 취지로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가 주도해 2016년 시작했다. 그때까지 따로 열리던 ‘코리아 그랜드세일’과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통합하고 한류와의 연계성도 강화해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출범한 지 불과 3년 만에 ‘대한민국 최대 쇼핑·관광축제’라는 슬로건이 무색해진 요인으로 ‘보여주기식 행정’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도 총 34억5000만원 예산 중 62%에 달하는 21억5000만원이 아이돌가수와 개그맨 초청비가 포함된 ‘기획 및 홍보비’로 배정됐다. 반면 전통시장 중소기업 등에 돌아갈 ‘소상공인 참여지원’ 예산은 13억원으로 한 해 전(27억7800만원)의 반토막이 됐다.

정부가 유통산업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밀어붙인 데 따른 예고된 결과라는 목소리도 높다. 미국 유통매장들은 물건을 사들인 뒤 직접 판매한다. 블랙프라이데이 등에 70~90% 할인으로 재고털기에 나서는 배경이다. 하지만 한국 매장들은 대부분 입점 브랜드에서 판매수수료를 받는 구조여서 재고관리 유인이 훨씬 적다. 세일페스타의 할인율이 대부분 30%를 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이유다.

정부의 예산 축소는 발을 빼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선 이전 정부 사업이라 등한시한다는 얘기가 나돈다. 사실이라면 경제를 정치화하는 잘못된 판단이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그 나름의 역할을 해내왔다. 지난해에는 민간소비지출을 0.13%포인트 끌어올렸다. 무책임한 중단과 파행으로 치닫는다면 또 하나의 탁상행정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민간의 참여 확대방안을 포함해 문제점을 개선하고, 성과는 계승하는 지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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