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인사팀장이 기억하는 '세일즈면접 합격자'

입력 2018-09-27 10:11   수정 2018-10-25 11:51



(공태윤 산업부 기자) “세일즈 면접이 있다. 지원자의 적극성과 대인관계 능력을 보려는 것이다. 이전에 지갑을 한번 면접위원에게 팔아보라고 했었다. 면접위원이 그 지갑 집에 여러개 있는데 하니까 어떤 지원자는 멀뚱멀뚱 이것 팔아야 하는데 흡소형 지원자도 있었는가 하면 형님아우형 지원자도 있었다. 그 지원자는 면접장에 들어오자마자 “어 부장님 어제밤 노래방에서 노래 끝내주시던데요.다음에는 다른 멋진 노래방으로 모시겠습니다. 아 그런데, 제가 지갑을 한개 좀 팔아야 해서요...형님 하나 사주실수 있을까요?” 이런식으로 처음부터 나오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평소 준비를 해야 하고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세일즈면접에 임해야 한다.”

지난 21일 만난 이재원 KEB하나은행 인사부 팀장은 “은행에 입사하려면 영업력이 있어야 한다”며 “면접때 지원자의 세일즈 역량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이유”라고 이렇게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서울은행·한국외환은행 등 수차례의 인수·합병(M&A)을 통해 다양한 사람이 모였기 때문에 학연이나 지연보다 영업력으로 평가받는다는 설명이다. 연공서열도 평가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특히 직급의 높고 낮음과 상관없이 담당 영역에 대해선 전폭적인 권한과 책임을 갖는 게 KEB하나은행의 기업문화다.

이 팀장은 은행고시 부활과 관련해서 “은행에는 다양한 상품이 있다. ELS(주가연계증권) 등 파생상품도 팔아야 하고 보험상품도 판다. 기본적으로 이런 상품들에 대해 빠르게 이해할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필기시험을 통해 기본적으로 경제 금융에 대한 이해도를 가진 친구들 가운데 사람관계, 영업, 세일즈, 서비스 마인드를 가진 사람을 뽑으려 한다”고 전했다. 물론 경제 경영 상식이 풍부한 사람만 뽑는 것은 아니다. KEB하나은행의 핵심가치인 열정, 열린마음, 손님우선, 전문성, 존중과 배려, 정직을 제대로 이해하는 건 필수다.

서류전형에서는 어학성적과 전문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한다. 이 팀장은 “KEB하나은행은 해외 4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그렇다보니 채용시 어학성적을 볼수밖에 없다. 자격증은 변호사, 회계사, 로스쿨 등 전문직 자격증 소지자에 한해 가점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은행원에 대한 이미지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원이라면 꼼꼼하고 세심해야 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한때 은행원은 주산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야 했고 암산에도 능한 것이 유리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계산과 암산이 필요하고 꼼꼼하게 챙겨야 하는 부문은 모두 기계가 대신 해준다. 과거 상경 계열이 선호됐다면 최근에는 이공계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이 팀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기술금융이 은행으로 들어오면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디지털을 아는 인재가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업이기 때문에 이공계생이라도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해야 하고 열정적이고 진취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부터 면접은 종일면접으로 바뀐다. 이 팀장은 “기존의 1박2일 면접은 올해부터는 도입 안한다. 하루면접으로 대체할 것이다. 1박2일면접은 리텐션차원에선 유리한 채용면접이다. 현직원들과 같이 술 한잔하면서 속깊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로열티가 높은 직원들이 입사하고 이탈률도 낮았다. 하지만, 1박2일면접의 위험성을 사전에 차단하려고 한다. 합숙면접을 할때 담장을 넘어 편의점에 가는 지원자가 있는가 하면, 못 마시는 술을 마시고 주사를 부리는 지원자도 있었다. 또 짧은 기간중에도 남녀가 같이 있다보니 연애를 하는 커플도 생겼다. 사전에 불미스런 일을 차단하고자 올해는 종일면접으로 대체키로 했다. 사실 올해 500명을 뽑기에 연수원 공간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최근 을지로에 새롭게 신사옥을 지으면서 스마트 오피스로 변신했다. 이 팀장은 “KEB하나은행 을지로본사는 스마트오피스다. 입구앞에서 오늘 앉을 자리를 선택해야 한다. 어느자리에 앉아도 무방하다. 다만, 부장에게는 고정자리를 주고 있다. 매일 옆자리 직원들이 바뀌니 대화가 많아진 것이 장점이다. 또, 퇴근때는 자신의 자리를 정리하다보니 깨끗해졌다. 청소할일도 줄었다. 각자 개인 캐비닛을 준다. 거기에 물품을 넣는다. 젊은 친구들은 무선마우스, 키보드판을 들고 다닌다”고 평가했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지난해 채용규모(250명)의 두배인 500명안팎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특성화고 출신은 학교장 추천을 받아 30명을 뽑는다. 서류전형 합격자도 두배이상 늘릴 예정이다. 2018년 하반기 대졸공채는 9월 21일 시작된다. 면접은 공정성을 위해 내부 직원과 외부 전문면접관을 5대5 비율로 활용할 계획이다.

필기전형과 면접전형에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응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줄 예정이다. 이 팀장은 “올해 서류전형 합격 규모를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려 더 많은 지원자들에게 필기전형의 기회를 줄 예정”이라며 “면접전형 대상자도 늘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류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기소개서다.이 팀장은 “자기만의 경험을 담는게 중요하다”며 “자기소개서를 읽은 사람이 ‘이 지원자는 한번 만나보고 싶다, 이런 질문을 해보고 싶다’라고 흥미를 가질 수 있게 만들어야 성공”이라고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필기시험에도 공을 많이 들인다. 단순히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도입하기보다는 KEB하나은행에 적합한 인재를 뽑기 위해 다양한 전문기관과 협력할 예정이다. 이 팀장은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신문읽기를 꾸준히 한 지원자라면 쉽게 문제를 풀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KEB하나은행은 올 하반기 채용에 외부 면접관을 활용할 예정이다. 면접관은 다른 기업 HR(인사) 경험자를 초빙한다. 또, 유통과 IT(정보기술) 등 다양한 기업 출신이 면접관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임원 면접 때는 교수들이 외부 면접관으로 참여한다. 이 팀장은 “은행원의 시각이 아닌 다른 시각으로 보기 위해, 넓은 시각으로 인재를 뽑기 위해 외부 면접관을 활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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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접수 : 9월21~10월8일
▶모집분야 : 일반직 470명, 특성화고 30명
▶채용절차 : 서류전형(10월19일 발표)→필기시험(인성/적성/상식: 10월27일)→역량면접(11월7~23일)→역량면접 합격자 발표(11월28일)→온라인면접(11월29~12월1일)→임원면접(12월3~7일)→임원면접 합격자 발표(12월12일)→건강검진(12월13~15일) →연수(12월17일~)
<keb하나은행>
1. KEB하나은행에 지원한 동기와 입행 후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최대 800자 입력가능)
2.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혁신을 선도하는 KEB하나은행은 구성원의 다양한 자질과 역량을 필요로 합니다. 본인이 속했거나 또는 현재 속한 조직내에서 어떠한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주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기술해 주십시오. (최대 800자 입력가능)
3. 귀하가 인생에서 열정을 갖고 노력하였으나 실패했던 경험에 대해 약술하고, 본인이 생각하는 실패 원인은 무엇이었으며 이를 통해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최대 800자 입력가능)
4.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트렌드 강화에 따라 산업간의 경계가 허물어 지고 있는 현재의 금융 환경속에서 KEB하나은행 입행시 본인이 발휘할 수 있는 역량과 수행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최대 800자 입력가능)

(끝) / trues@hankyung.com</keb하나은행></keb하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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