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호 발행 기념 전시회
잡지에 화장품 샘플 부착
TV광고 없이도 입소문 '흥행'
[ 안효주 기자 ] 1997년 처음 나온 ‘설화수’는 지난해까지 TV 광고를 하지 않았다. 그래도 성공한 브랜드가 됐다. 비결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뷰티 매거진 ‘향장’이다. 당시 200만 부를 찍은 향장에 샘플 30만 개를 붙였는데, 이게 퍼지며 입소문을 탔다.
아모레퍼시픽이 향장 600호 발행을 맞아 기념 전시회를 연다고 27일 발표했다. ‘향기로 단장하다’는 이름의 전시회는 서울 용산구 본사 1층에서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열린다.
아모레퍼시픽이 60년 동안 발행한 향장은 국내 최초 사외보이자 미용 전문지이다. 고(故) 서성한 선대 회장이 화장 문화를 알리기 위해 여성 교양 월간지인 ‘화장계’를 1958년에 처음 내면서 시작됐다. 올바른 화장법을 비롯해 제품 보관법 등 당시엔 생소했던 뷰티 트렌드를 담은 잡지였다. 외국의 최신 유행정보와 오락기사 등을 담아 읽을 거리가 넉넉지 않던 시절에 교양정보지로서 역할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잡지는 1963년 ‘난초’로 이름을 바꿨고, 1972년부터는 ‘향기로 단장한다’는 뜻인 향장이라는 지금의 이름으로 개명했다.
향장은 창간호부터 이빈화(왼쪽 사진) 양미리 금보라 황신혜 등 당대 최고 인기를 누린 여배우들을 표지에 등장시키며 화제를 모았다. 이런 기조는 지금도 이어진다. 이달 모델은 송혜교, 다음달은 전지현(오른쪽)이다.
시·소설 등 문학작품도 소개하며 문화 콘텐츠도 담고 있다. 최인호 박완서 양귀자 등 유명 문필가들의 최신작을 실었다. 1973년부터 1995년까지 진행된 향장의 ‘향장 여성생활문예작품’ 공모전은 여성 작가들이 기성문단에 진입하는 관문이 되기도 했다.
‘향기로 단장하다’ 전시는 향장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무료 특별전이다. 당시 주목받은 표지 모델의 역사부터 잡지에 실린 광고, 기사 등 향장의 대표적인 콘텐츠들이 전시된다. 시대별로 유행한 화장 문화 등 당시의 라이프스타일과 사회상까지 이번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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