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꺾이고 투자 감소 예상
정부·韓銀도 올해보다 낮춰
[ 임도원 기자 ]
우리 경제가 하강 국면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경고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추락하는 데 이어 내년에는 잠재성장률을 밑돌 정도로 고꾸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L’자형 장기 침체의 초입에 들어섰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0일 발표한 ‘2019년 한국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2.8%)보다 0.2%포인트 낮은 2.6%로 제시했다. 한국은행이 제시한 잠재성장률(2.8~2.9%)보다 낮은 수치다. 잠재성장률은 생산 요소를 투입해 물가 상승 등 부작용 없이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이다. 경제의 중장기 기초체력을 의미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경기는 작년 2분기를 고점으로 시작된 전형적인 ‘경기 수축’ 국면에 있다”며 “내년에는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투자도 감소해 성장률이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20일 내년 성장률을 현대경제연구원 전망치보다도 낮은 2.5%로 제시했다. 올해 전망치(2.8%)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치다.
LG경제연구원은 “반도체 경기 성장세가 약화되면서 수출과 투자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우리 경제가 지난해의 일시적 반등 국면을 마무리하고 중기적인 하향 흐름에 들어설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정부와 한국은행, 국책연구기관 역시 올해보다 내년 경제를 더 어둡게 전망하고 있다. 정부와 한은은 올해 2.9%에서 내년 2.8%,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9%에서 2.7%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국 기관들도 비슷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3.0%로 제시했다가 2.8%로 하향 조정했고, 아시아개발은행(ADB)도 2.9%에서 2.8%로 낮춰잡았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2%대 저성장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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