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문화콘텐츠 사고 팔려면 어떻게…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한중상생포럼'

입력 2018-10-01 13:48   수정 2018-10-0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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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에게 중국은 여전히 영화와 드라마, 음악 등 각종 콘텐츠를 불법 도용하는 국가의 이미지가 강하다. 중국 자체에서 생산하는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일부 드라마를 제외하고는 높지 않다. 하지만 경제 발전에 따라 중국 콘텐츠 시장도 규모가 커지면서 여기서 다양한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선전비즈니스센터는 지난달 28일 현지에서 ‘한중상생포럼’을 열고 중국 콘텐츠 시장의 활용 방법에 대한 해법을 찾았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콘텐츠진흥원 선전비즈니스센터는 중국에서 경제 발전이 가장 빠른 선전과 광저우, 홍콩, 마카오 등 남부지방에 대한 한국 콘텐츠 기업들의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발표자로 나선 김치호 한양대 문화콘텐츠학 교수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중국 지적재산권(IP) 시장의 성장률이 연 34%에 이르는 등 중국내 웹소설과 드라마, 영화 시장의 성장세가 눈부시다”며 “한국 웹툰 ‘마음의 소리’가 중국 내에서 인기를 끌고 중국 게임은 한국에 소개되는 등 양국간 콘텐츠 판매도 활발하다”고 전했다.

중국측 연사들은 중국 내 콘텐츠 시장의 풍토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 관련 벤처캐피털펀드인 잉윈투자의 타오융 창업자는 “올해 들어 중국정부가 콘텐츠에 대해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도록 정책을 펴고 있다”며 “불법 도용에 대한 규제와 처벌도 늘고 있다”고 했다. 천허핑 선전문화창업사업협회장도 “콘텐츠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인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가치 있는 콘텐츠에 대해서는 돈을 기꺼이 지불하려 한다”고 말했다.

중국 콘텐츠의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글로벌 콘텐츠유통기업 LYD의 이준히 대표는 “중국 사극 ‘보보징신(步步?心)’의 IP를 사들여 한국에서 2016년 ‘달의 연인’이라는 드라마로 SBS에서 방영했다”며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높은 인기를 끌며 수익을 올렸다”고 소개했다. 그는 “중국 문화 콘텐츠에 대해서는 대형 콘텐츠 회사들의 관심이 아직 높지 않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양국의 정치 및 문화적 특성 때문에 시장이 활성화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중국측 인사는 “콘텐츠의 내용이 염세적이거나 사회 비판적이면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각종 펀드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사업에 어려움이 있다”며 “중국에 콘텐츠를 팔고 싶다면 인민일보와 광명일보 등 중국 관영 언론의 내용을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중국에서 생산된 콘텐츠라면 무시하는 경향이 한국에 있다”며 “처음 소개할 때 중국쪽 콘텐츠라는 것을 숨겨야할 때도 있다”고 했다.

선전= 노경목 특파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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