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달인' 트럼프, 또 이겼다… 버티던 캐나다 'NAFTA 항복'

입력 2018-10-0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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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협정 USMCA로 대체

年 260만대 넘는 수입車에 관세
캐나다 유제품시장 일부 개방
통상전쟁 타깃 중국으로 좁혀



[ 김현석 기자 ]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1994년 체결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25년 만에 새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으로 대체된다.

미국과 캐나다 정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14개월을 끌어온 나프타 재협상을 타결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앞서 멕시코도 미국과 새 협정에 합의했다.


캐나다는 연간 260만 대, 멕시코는 240만 대를 초과하는 수출차량에 대해 저율할당관세(TRQ)를 수용했다. 캐나다는 또 160억달러 규모의 유제품 시장 일부를 미국에 개방하기로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이번 합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뜻한다”고 평가했다.

유럽연합(EU), 일본과도 대략적 무역 합의에 이른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전쟁 타깃은 이제 중국 한 나라로 좁혀지고 있다.

NAFTA 개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공약이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4월부터 캐나다와 멕시코를 압박했다. 8월 말 멕시코와 먼저 개정안에 합의한 미국은 지난달 내내 캐나다와 집중 협상을 벌였다. 세 나라는 11월 말 퇴임하는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임기 내에 서명할 수 있게 9월 말까지 협상을 끝내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빠지면 더 좋은 협정이 될 것”이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은 지난달 29일 예정됐던 유엔총회 연설까지 취소하고 협상에 매달렸다. 최후까지 남은 쟁점은 캐나다에 대한 유제품 고율 관세, 그리고 NAFTA의 분쟁 처리 절차(제19조)를 폐지하자는 미국의 주장이었다.

결국 캐나다는 연간 160억달러인 유제품 시장의 3.5%가량을 미국에 개방하기로 했다. 대신 미국은 분쟁해결 절차 폐지 요구를 철회했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미국으로선 새 협정으로 캐나다에 상당한 낙농제품 수출 기회가 열렸다”며 “대신 분쟁처리 절차는 캐나다에 양보했다”고 설명했다.

또 캐나다산 자동차에 연간 260만 대까지는 지금처럼 관세를 면제하되 초과 물량엔 고율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260만 대는 지난해 캐나다의 수출량보다 많다. 이런 합의는 연간 240만 대까지 쿼터를 설정하기로 한 멕시코와 비슷하다.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되기 위한 조건인 NAFTA 역내 부품 사용비율도 62.5%에서 75%로 높아진다. 시간당 최저임금이 최저 16달러 이상인 근로자가 생산한 부품도 전체 부품의 40% 이상이어야 한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USMCA는 더 자유로운 시장과 공정한 거래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로서는 좋은 날”이라고 짧게 언급했다. 캐나다 달러와 멕시코 페소화는 타결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지난 몇 달간 약세를 보여온 캐나다 달러의 미 달러에 대한 환율은 약 0.5% 올라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멕시코 페소도 지난 8월 초 이래 최고치로 올랐다.

이제 공은 각국 의회로 넘어갔다. 새 협정은 세 나라 입법부의 승인을 필요로 한다. 미국에선 의회가 무역협정안에 대해 60일간 검토하고 수정을 요구할 수 있다.

문제는 11월4일에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중 하나라도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경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캐나다를 포함하는 새 협정이 의회 비준을 통과할 확률이 예전보다 높아졌지만 그 운명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캐나다도 농부들의 반발을 극복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 선거를 앞두고 무역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했으며 일본과 양자 무역협정을 맺기로 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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