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미국과 캐나다간 새 무역협정 합의에 축포를 쐈습니다. 30일 자정 데드라인을 앞두고 11시간의 협상끝에 극적 타결을 이뤄낸 덕분입니다.
1일(현지시간) 다우 지수는 192.90포인트(0.73%) 상승한 26,651.21으로 마감됐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36% 올랐고, 나스닥은 0.11% 내렸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맺은 USMCA 협정의 핵심은 자동차입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각각 한해 200만대 가량의 차를 미국에 수출합니다. GM, 포드 등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제조한 뒤 미국으로 들여오는 물량입니다.
미국은 캐나다에게 연간 260만대까지는 기존처럼 무관세를 허용하고 초과 물량에 대해선 고율 관세를 매기기로 했습니다. 멕시코는 240만대까지 그런 혜택을 주기로 했습니다.
특히 ‘무역확장법 232조’와 관련해 수입차가 국가안보를 침해했는지 조사중인 사안에서, 설령 수입차 관세가 결정되더라도 캐나다의 260만대, 멕시코의 240만대까지는 면제해주기로 했습니다. 현재 수출 물량뿐 아니라 앞으로 15% 가량 더 증가해도 봐주기로 한 겁니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주고받은 콘퍼런스콜에서도 이를 확실히 밝혔습니다.
그는 "232조에 관해선 알다시피 상무부에서 조사중이다. 어떤 결정도 발표되지 않았고, 대통령도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멕시코와 캐나다와 논의한 문제다. 특히 역내 비율 등을 바꾸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 232조가 시행되더라도 적어도 캐나다와 멕시코의 기존 생산 물량은 협정안에서 충분히 보호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하나 우려되는 건 며칠 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엔 이런 자동차 물량이 연급되거나, 보호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한국 정부의 통상부처 관계자는 "한미FTA가 합의된 건 232조 문제가 불거지기 전인 지난 3월"이라며 "시차 때문에 들어가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찜찜합니다.
서명 직전까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은 미 행정부 관계자들과 계속 교섭을 했었는데, 오늘 백악관 고위 당국자가 확언한 것과 같은 발언은 듣지 못했습니다.
지난주 한국 외교부 최고위 당국자와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FTA 관련해 232조에서 우리 자동차 수출 물량을 면제 해달라고 했는데. 기대를 가질 만한 건가"라고 질문했는데요.
그는 "우리는 FTA를 개정하면서 미국의 관심사안 상당부분을 수용해줬다고 평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별도로 자동차 관세를 부담한다는 것은 무리다. 예외를 받아야 한다는게 우리 입장이다. 그 부분을 강조했고. 여러 부분에서 얘길 하고 있다. 아직까지 그림은 나오지 않고 있는데 그런 논리로 얘기하고 있다. 제가 알기로는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약속은 못 받은 걸로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를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무부에 "검토해보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멕시코와 캐나다는 정확한 물량까지 확보하고 약속을 받았는데, 우리는 아무런 커미트먼트를 받지 못한 건 걱정이 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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