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박스권에 갇힌 증시…이럴 땐 '숲보다 나무'

입력 2018-10-02 11:10  


국내 증시가 2200~2400대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박스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코스피지수는 5년여의 박스권을 뚫고 2600선을 넘어섰지만 반년 만에 박스권으로 복귀하는 셈이다.

주식 투자자들은 박스권 장세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 대안을 찾는데 고심하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숲보다는 나무를 보는 전략으로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수 대신 개별 종목에 집중하라는 의미다.

2일 오전 11시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17포인트(0.52%) 내린 2326.71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몇달 간 지수는 지지부진한 흐름 속에 박스권 장세를 재현하는 분위기다. 상하단을 뚫을 만큼 위력적인 호재나 악재가 없기 때문이다.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낮다.

현대차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코스피)의 연초 대비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2.41%이다. 전세계는 11.37%, 미국은 17.54%, 일본도 9.41%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한국은 남미(6.36%), 유럽 신흥국(2.51%), 아시아 신흥국(1.58%)에도 못 미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가의 선행성과 대내외 경기의 하락 기울기를 고려하면 코스피 상승 국면 진입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9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7%로 대폭 낮췄고 계절성을 배제한 9월 수출 증가율도 1.7%에 그쳤다"고 말했다.

당분간 박스권 장세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 전략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수보다는 종목별 흐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나 확인된 재료에 근거한 투자가 센티멘털에 기댄 것보다는 훨씬 낫다는 이유에서다.

정 연구원은 "전술적 차원에서 숲보다 나무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며 "성장성이 구조적으로 뒷받침되는 개별 종목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바이오헬스·전기차·엔터테인먼트 관련주들이 성장주 주도 장세를 이끌고 있다고 봤다. 또한 무인화·5세대(5G) 이동통신·가정간편식(HMR)·남북경협 관련주를 성장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라고 추천했다.

정 연구원은 "현재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경기, 금리, 수출 등 주요 거시지표들과 코스닥과 소형주지수는 코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관하다는 점에서 스몰캡 위주의 플레이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은행·IT하드웨어·IT가전·조선·중국소비주를 제시했다. 이 증권사의 이경민 연구원은 "3분기 실적시즌을 맞아 업종·종목별 반등 시도가 전개될 전망"이라며 "가격 메리트와 실적 전망치 추이, 이익모멘텀, 중단기 이슈를 고루 갖춘 업종에 집중하라"고 권고했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 실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기업으로 현대미포조선·현대로템·두산밥캣·서울반도체·현대제철·제일기획·KB금융 등을 꼽았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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