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투자개방형 병원, 개원 무산되나…공론조사위 "개설 불허" 권고

반대 58.9% vs 찬성 38.9%
원희룡 제주도 지사 선택만 남아


제주도에 개원을 앞둔 국내 첫 투자개방형 병원이 문을 열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병원 개설 허가여부를 논의하던 제주도 숙의형 공론화조사위원회가 최종 허가권을 가진 원희룡 제주지사에게 '개설 불허'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제주도 녹지국제병원 숙의형 공론화조사위원회는 녹지국제병원 개원에 대한 의견 수렴 결과 개설 반대가 58.9%로, 찬성(38.9%)보다 20.0%포인트 높았다고 4일 발표했다. 위원회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개설 불허'를 권고했다. 이와 함께 "녹지국제병원을 비영리병원 등으로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제반 행정조치를 마련해달라"고 권고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공론화 토론을 거치며 녹지국제병원 개설에 반대하는 의견은 점차 늘었다. 도민 3012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을 했던 1차 조사 때에는 반대 의견이 39.5%였지만 배심원단 투표를 진행한 2차 조사에서는 반대 의견이 56.5%였다. 지난 3일 최종 토론회를 마친 뒤 진행한 3차 조사에서는 반대 의견이 58.9%로 더 높아졌다.

위원회가 개설불허를 권고하면서 원 지사도 녹지국제병원 개원을 허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의 심의를 통과한 뒤 정상가동만 앞두고 있는 투자개방형 병원 운영이 수포로 돌아가면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뤼디그룹은 778억원을 투입해 47개 병상 규모 녹지국제병원을 짓기로 하고 2015년 4월 제주도에 사업계획서를 냈다. 같은 해 12월 복지부는 이를 승인했다.

병원 설립 주체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일부 부지에 47병상 규모 녹지국제병원을 짓고 도에 개원허가 신청서를 냈다.

제주도 보건의료심의위원회는 개설허가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고 최종 결정권한을 가진 원 지사는 숙의형 공론화조사위원회를 통해 개설 허가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맡긴 상태다. 녹지국제병원은 지난해 9월부터 간호사 등 직원 130여명을 채용하고 개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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