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간편식 찾는 1인 가구 증가
올해 외식시장서 '샌드위치' 부상
'파산 아픔' 서브웨이, 매장 350개로
1000원대 편의점 샌드위치도 인기
[ 김보라 기자 ]
![](https://img.hankyung.com/photo/201810/2018100570611_AA.17932226.1.jpg)
‘빵은 신선했고, 부드러웠고, 게다가 잘 드는 청결한 칼로 자른 것이었다. 자칫하면 그냥 넘어가기 쉬운 일이지만 맛있는 샌드위치를 만들려면 좋은 칼을 꼭 준비해야 한다. 겨자도 고급이었고, 양상추도 싱싱했고, 마요네즈도 직접 만든 것이거나 그것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만큼 잘 만든 샌드위치를 먹어 본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일부다. 하루키의 소설에는 음식이 빠지지 않는다. 주인공들이 일상에서 요리하는 장면이 자주 묘사된다. 오죽하면 ‘부엌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모임’ 동호회가 소설 속 레시피를 모아 《내 부엌으로 하루키가 걸어들어왔다》는 요리책을 냈을까. 샌드위치에 대한 하루키의 애정은 유별나다. 양상추와 훈제연어 샌드위치, 오이와 햄치즈 샌드위치, 토마토치즈 샌드위치, 로스트비프 샌드위치 등이 여러 작품 속에 등장한다. 빵과 빵 사이에 ‘아무거나’ 끼워 먹던, 값싼 간식이 이렇게 고급스럽고 복잡한 맛이었다니.
올해 외식 시장의 스타는 샌드위치다. △밥 대신 빵 먹는 문화 △건강식을 찾는 트렌드 △1인 가구의 간편한 식사 수요 △취향대로 골라 먹는 재미가 맞물리면서 샌드위치는 전성기를 맞이했다. 영국, 대만, 일본, 베트남, 프랑스, 쿠바, 북유럽, 미국 등 나라마다 개성을 살린 샌드위치 전문점이 대거 등장했다. 1991년 국내 첫 진출한 세계 최대 샌드위치 전문점 서브웨이는 2006년 한때 파산했던 굴욕을 딛고 올해 점포 350개를 돌파했다. 1000원~2000원대 편의점 샌드위치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http://img.hankyung.com/photo/201810/2018100570611_AA.17932276.1.jpg)
◆로마 때부터 먹던 ‘글로벌 푸드’
빵과 빵 사이에 각종 채소나 고기 등을 넣어 먹는 샌드위치. 그 기원은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류가 빵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부터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고대 로마인들도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유럽뿐만 아니라 아랍과 아프리카 등에서도 발견된다. 도구 없이 손으로 먹을 수 있어 산업화 이후에는 노동자나 광부들이 즐겨 먹었다고 한다. 카지노 등 도박장에서 밥 먹을 시간을 아끼기 위해 샌드위치를 찾으면서 대중화됐다는 얘기도 있다.
![](http://img.hankyung.com/photo/201810/2018100570611_AA.17932255.1.jpg)
프랑스의 대표 샌드위치인 크로크무슈와 크로크마담도 대중화된 메뉴다. 빵 사이에 햄과 치즈를 넣고 겉을 치즈로 살짝 입혀 바삭하게 구운 게 크로크무슈인데, 직역하면 ‘바삭한 아저씨’다. 구운 빵을 씹을 때 큰 소리가 나고 입에 묻거나 흘릴 수 있어 남성들이 주로 먹은 데서 유래했다. 여성들을 위해 빵 위에 반숙한 계란 프라이를 얹어 칼로 잘 썰게 만든 ‘크로크마담’은 후속작이다.
![](http://img.hankyung.com/photo/201810/2018100570611_AA.17932190.1.jpg)
◆日 가쓰산도, 베트남 반미, 中 멘보샤
샌드위치는 아시아에서 개성 있게 진화했다. 일본의 ‘가쓰산도’와 ‘다마고산도’가 대표적이다. 빵 사이에 돈가스를 넣어 먹는 가쓰산도는 원래 일본 도쿄 유흥가였던 우에노 지역 게이샤들에게 입술에 묻은 립스틱이 지워지지 않으면서 빠르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든 음식이었다. 두꺼운 돼지고기 등심과 빵이 만난 든든함을 무기로 편의점까지 확장됐다. 국내에서는 삼청동 ‘긴자 바이린’, 청담동 바 ‘폴스타’, 한남동 레스토랑 ‘다츠’, 이태원 ‘오월의 종’ 등이 유명하다. 오로지 계란만을 두툼하게 넣은 ‘다마고산도’도 일본을 대표하는 샌드위치 중 하나다. 계란말이가 들어간 건 오사카식, 삶은 계란을 으깨서 넣은 건 도쿄식으로 알려져 있다.
![](http://img.hankyung.com/photo/201810/2018100570611_AA.17932187.1.jpg)
1947년 창립한 대만식 샌드위치 전문점 ‘홍루이젠’도 올해 3월 한국에 첫발을 들였다. 오리지널 샌드위치, 햄, 치즈 등 3종을 1600~1800원에 판매하는데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맛으로 6개월 만에 전국 매장이 80여 개로 늘었다.
![](http://img.hankyung.com/photo/201810/2018100570611_AA.17932242.1.jpg)
◆‘미식’의 영역이 된 샌드위치
![](http://img.hankyung.com/photo/201810/2018100570611_AA.17935309.1.jpg)
‘샌드위밋’ ‘써스데이스터핑’ ‘소금집델리’는 오랜 시간 잘 가공한 육류 ‘사퀴테리’를 넣어 유럽 정통 샌드위치를 만들어낸다. 서울 충정로 구세군회관의 ‘옐로우보울’은 웨스틴조선호텔과 JW메리어트호텔 출신 셰프가 만드는 고급스러운 샌드위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염소젖으로 만든 페코리노, 레지아노 치즈 등을 넣은 ‘치즈몬스터’가 대표 메뉴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베키아에누보에서는 코코넛 마리네이드 치킨과 아보카도, 고수를 넣은 ‘실란트로 치킨 샌드위치’ ‘피렌체 샌드위치’를 주력으로 내놓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 무료 주식 카톡방 ] 국내 최초, 카톡방 신청자수 38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
최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마지막 버스, 신용·미수·예담 대환하고 취급수수료 할인 받자!
[내일 폭등] 예상종목 지금 공짜로 확인하세요! "신청즉시 무료발송 CLick! >>>"
[급등임박 공개] 2018년 하반기 "정부정책" 수혜주 TOP 10 긴급공개 >>> (바로확인)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