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칼률라이드 대통령은 1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디지털 미래국가모델 ‘e-에스토니아’ 주제로 간담회를 갖고 “전자영주권 제도는 한국 기업의 유럽연합(EU) 시장 진출과 에스토니아 기업과의 긴밀한 관계 구축에 좋은 매개체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자영주권은 국적이나 장소와 상관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디지털 신원증명 시스템이다. 디지털 ID 카드를 이용해 유로존 소속 법인 설립과 운영이 가능하며, 에스토니아는 세계 최초로 전자영주권을 발행해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 기업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전자영주권을 활용하면 기업이 해당 국가를 떠나지 않고도 EU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에스토니아 전자영주권 발급자가 총 167개국 4만6919명에 달하며 그중 4800여명이 법인을 설립한 것도 이 같은 강점 때문이다. 한국 역시 1262명이 전자영주권을 취득했다고 칼률라이드 대통령은 소개했다.
그는 “물리적 거리는 멀지만 한국과 에스토니아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가까워지고 있다. 특히 에스토니아는 한국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유럽 진출을 위한 디지털 관문이 되어줄 수 있다”면서 IT 강국인 한국과 사이버 보안, 전자 정부, 스타트업 육성 등에서의 협력을 기대했다.
에스토니아는 대부분 정부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모든 시민에게 디지털 아이디가 발행된다. 덕분에 EU 경제자유지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EU 조세경쟁력, 세계경제포럼(WEF)의 ‘기업가정신’, 세계은행의 ‘디지털 국가지수’ 등에서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에스토니아는 앞서 서울에 전자영주권 수령센터(e-Residency Collection Centre)를 열기도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레지던시 오트 베터(Ott Vatter) 부대표는 “전자영주권 제도는 한국 우수 스타트업의 창업생태계 지원과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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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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